지난 6월 23일 오후 대한민국의 인구는 공식적으로 5천만명을 넘어섰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며 인구 5천만명을 넘어선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全 세계적에서 단 7개국뿐이다.

그만큼 적정 인구를 유지하며 나라의 富를 증대 시키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나 채 1세기가 지나지 않아 경제적 사회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루어낸 유일한 국가가 된 것이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우리나라가 이만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70~80년대에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끈 선배들의 공로며, 그들의 희생이 뒷받침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의 노년의 모습은 서글프기 그지없다. 인구가 5천만명이라 하나 가족은 급속하게 해체되어 예전에 한집안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 손녀가 함께 지내는 대가족의 모습보다는 1~2인 가구가 상당수라는 통계자료에서 보듯이 외롭고 쓸쓸한 말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 뿐인가. “열심히 일한 당신 이제는 편히 쉬세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퇴직 후에도 편히 쉴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아 쓸쓸히 자기 부양을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또한 서글플뿐이다.

우리나라의 인구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그로 인한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지난 달 인천에서 60대 노부부가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생활고를 비관한 동반자살이라 발표했고 이렇듯 6월 한달 동안 스스로 생을 마감한 60세 이상의 노인은 인천에서만 8명이라 했다.

경제적 이유로 이혼이 증가하고 ‘나 홀로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양극화 또한 증가되는 추세이다. ‘자식양육’과 ‘부모부양’이라는 전통적 가족시스템은 무너진지 오래이고 이로 인해 우리가 부담해야할 사회적비용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노인과 관련한 사회적 서비스 예산은 지난해 3조8천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어 말도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노부모의 마음이 오죽하겠는가!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 독거노인의 수는 5명중 1명 꼴로 118만명이 넘고 2030년에는 282만명 가량이 될 것이라 한다. 외롭고 힘든 노년의 모습은 그야말로 인구 5천만명 시대의 역설이라 할 수 있다. 

돈없어 결혼 못하고 맞벌이는 출산을 늦추고 외로움으로 인해 애완동물이 가족이 된 세상. 2012년 대한민국 가족의 현주소다.

디지털 세상이 다가와 인터넷상에서도 많은 친구를 만나고 스마트하다는 전화로 실시간으로 채팅을하고 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허전함과 외로움은 달랠 수 없어 한국은 OECD국가 중 자살률 1인이며, 10~30대 사망원인1위가 ‘자살’이라는 보도는 우리 사회의 붕괴된 모습을 또다시 보여주는 듯 하다.

이제 우리의 성공과 발전의 패러다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시기이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인구 5천만명을 돌파했다고 좋아 할 일이 아니라 이를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저출산으로 생산가능 인구는 줄고 반면 부양할 노령인구는 급속히 늘어나는 시기에 누가 무엇으로 5천만명을 먹여 살릴 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필요하다면 사회적 합의에 의해 정년제와 연금제를 개혁해야 하며, 일과 가정이 양립될 수 있도록 제도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고 노년층의 취업률뿐 아니라 사회봉사참여율을 높이고 가끔은 천천히 주변의 사람들을 돌보아 외롭지 않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각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많은 정책을 준비하며 좋은 세상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인구 5천만시대! 한국! 외롭고 힘들어 홀로서기 연습이 필요치 않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으련만…

이주용  인천전직지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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