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다녀왔다는 사실이 아직까지 믿겨지지 않아요”

22일 오전 10시30분 4박5일간의 일정으로 난생처음 중국여행을 마치고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한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못내 아쉬운지 쉽게 발을 띠지 못하고 있었다.

청소년들의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가 보편화된 지금, 그러나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꿈도 꾸지 못했던 해외여행인 탓이었다.

임혜리(14) 양은 “세상이 넓다는걸 처음 느껴봤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중국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나라를 돌아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양을 비롯해 이날 인천항에 도착한 15명은 인천에 사는 소년·소녀가정의 아이들. 인천시와 한·중 합작 여객선 해운 회사인 위동항운유한공사(대표·이종순)의 지원으로 지난 18일 중국 여행길에 올랐다.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중국 산동성 3개도시와 장보고 유적지 등에 대한 관광을 마치고 22일 인천항으로 입국한 소년,소녀가장 15명이 밝은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의 여행경비 전액을 인천-웨이하이를 운항하는 카페리선사 위동항운(주)이 부담했다. 김기성기자 audisung@i-today.co.kr

아이들은 위동한운 윤명배(30) 계장을 따라, 4박5일간 칭다오와 옌타이, 웨이하이 등지에서 박물관과 유명 관광지 등을 둘러봤다. 그 중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곳은 단연 해신 장보고 유적지.

아이들은 한결같이 다른 나라인 중국에서 우리나라의 해신 장보고를 접하고, 장보고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석(14)군은 “해신 장보고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호령했던 것처럼, 세상을 호령하는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중국 소수민족인 와족의 기예 공연도 마냥 신기했다. 손과 발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기예단의 모습이 아직도 눈 앞에 선선하다. 아이들은 공연 뒤 만나 얘기꽃을 피운 와족의 또래 친구들을 다시한번 만나길 기대했다.

재잘재잘 떠들던 아이들의 사이에서 중국음식 얘기가 흘렀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향신료 냄새 때문에 중국음식을 먹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아이들에게 탕수육은 역시나 인기 높은 중국식이었다.

아이들은 그동안 꿈꿔오던 해외여행을 통해 많은 경험을 했다고 자랑했다.

이성진(12) 군은 “중국에 와보니 볼거리도 많고, 배울 것도 많았다”며 “나중에 꼭 돈을 많이 벌어서 가족들과 함께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위동항운 윤명배(30) 계장은 “이번 중국 여행이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되찾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특히 장보고 유적지를 둘러본 아이들이 넓고 푸른 창해처럼 원대한 꿈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계장은 “많은 소년·소녀가정의 아이들이 해외여행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시와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시 여성정책과 조홍재(50)씨도 “위동항운에서 시작했지만, 이 사업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시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송효창기자 jyhc@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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