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큰 빅딜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알래스카를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사들인 거래였을 것이다. 알래스카는 러시아, 캐나다, 유럽을 잇는 관문이었지만, 당시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아이스박스나 다름이 없었다.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제안을 받은 당시 윌리엄 슈어드(William Henry Seward) 미국 국무장관은 대통령과 의회의 동의 없이 장관의 직권으로 알래스카 매매 계약서에 서명했다. 매매가격은 720만 달러 1867년의 일이었다. 그 당시 미국의 알래스카 매입은 미국 국민으로부터 ‘슈어드의 어리석은 짓’, ‘슈어드의 냉장고’라고 조롱을 받았고, 대통령 앤드류 존슨으로부터 ‘북극곰 정원’이라고 비하되기도 했으며, 언론에서마저 “다 빨아먹은 오렌지”라는 평가와 함께 슈어드의 악행이라고 혹평했다.

모든 사람이 알래스카 매입을 그의 가장 큰 실수라고 평가하던 때, 슈어드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업적은 알래스카 매입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먼 훗날 그의 판단을 알아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의 업적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가 숨을 거둔지 채 20년도 지나지 않아 대량의 금이 발견되었고, 당시 알래스카에서 채굴한 철의 양만해도 무려 4,000만 달러(현재가치 19억 달러)에 달했다.

매년 10월 18일이면 러시아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145년 전에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을 뼈아프게 새기지만, 미국은 알래스카의 날로 정하고 대대적인 축제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로 보면 가장 바보스러운 거래였고, 미국으로 보면 역사적으로 가장 멋있는 거래가 되었다. 3월 마지막 월요일을 슈어드의 날로 정해 알래스카 매입을 기리고 있다.

30개 구단으로 형성된 미국 야구의 아메리칸리그와 와 내셔널 리그 가치 총액은 17조 원인 반면, 유럽 축구 리그의 가치는 46조 원에 이른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는 소속 선수들의 올림픽 차출을 허락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선수 부상으로 인한 손해와 시청률 감소에 따른 당장의 구단 수입을 우려하여 선수 차출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눈앞의 이익을 걱정한 구단주의 판단과 욕심이 야구를 세계시장으로 퍼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을 뿐만 아니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올림픽 종목에서마저 제외되었다.

반면, 축구의 경우는 월드컵과 올림픽, 유로 리그를 위한 선수 차출에 적극적이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경기는 세계적인 스타들이 개인과 국가의 명예를 걸고 총출동하여 최선의 경기를 펼치고 관중과 시청자들은 이들의 경기에 매료되고 열광한다. 또한, 축구 구단들은 뛰어난 선수들의 영입에도 매우 개방적이다. 인종과 국적에 상관없이 오로지 실력이 뛰어난 선구들을 영입해 최고의 경기를 관중에게 선사한다. 이런 개방적이고 선견지명의 혜안이 FIFA의 방송중계료 수입만 5조 원을 상회하고 연인원 700억 명이 시청하는 경기로 발전되게 하였다. 

어느 시대에나 숨겨진 가치를 볼 수 있는 혜안을 갖춘 사람에게는 많은 반대가 따르게 마련이다. 그 결정이 대중에게는 너무나 어리석어 보이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멀리 볼 수 있는 선견지명과 통찰은 물론 자신의 결정을 확고하게 밀고 나갈 신념이 필요하다. 거센 반대에도 일을 진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리더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담력이다.

인천은 2014년 아시안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재정문제 때문에 아시안 게임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송영길 시장은 아시안 게임을 통해 인천과 인천의 기업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로 절치부심(切齒腐心)하고 있다. 그것은 웅장한 경기장 건설이 아니라 참가국들의 서포터즈를 구성해 참가국의 거리를 조성하고, 선수단들의 환영과 경기응원, 사이버 홍보활동을 펼치는 등 민간과 기업, 다문화 가정을 중심으로 참가국들과 우호협력 분위기를 고조시켜 따뜻하고 감동을 주는 아시안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 시민이 힘을 합쳐 그의 선견지명을 믿어보는 것도 지금 우리가 할 일이 아닐까? 윌리엄 슈어드는 죽기 전에 말했다. “현실에 있는 가치를 희생하여 미래를 살자”

이희재  ㈜우성아이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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