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 전정기관 역할 가장 중요 … 중추신경계 이상때도 증상

   

김규성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일생을 살아가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다양한 형태의 어지럼을 경험한다. 어지럼은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회전형, 보행시 땅이 울렁거리는 느낌, 물속에 있는 듯한 느낌, 어찔한 느낌 등 다양한 형태를 보일 수 있으며 사전적 의미로 공간에 대한 지남력을 상실한 감각의 장애로 표현 될 수 있다. 

몸에 생기는 다른 증상과 달리 어지럼은 큰 심리적 충격을 받게 된다. 그 이유는 어지럼이라는 증상이 통증 등 다른 증상과 달리 낯선 증상이며, 스스로 몸을 제어하지 못하여 생기는 넘어짐, 추락과 같은 느낌은 공포심을 크게 유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귀속 전정기관을 중심으로 몸의 평형감각에 대하여 알 필요가 있다.

인간은 어지럼증은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기관, 즉 평형기관의 장애로 인해 발생된다. 다른 동물과 달리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은 몸의 무게중심과 머리의 위치가 높이 있고 두 개의 다리만으로 중심을 잡아야 하므로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고도의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인체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관여하는 기관은 귀속의 전정기관,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 및 근육 및 관절의 감각기관의 작동이 필요하며 여기서 모인 정보는 뇌에서 통합되어 인식되며 이 중 귓속의 전정기관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이러한 기관들에 장애가 있을 경우 평형장애, 즉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어지럼의 원인질병은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양성발작성체위성현훈, 급성미로염 등 이름조차 생소한 귀 속의 말초전정기관 질환이 중요한 요인이며 뇌졸중, 뇌경색, 뇌종양 등 중추신경계 질환 또한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어지럼증이므로 반드시 진단을 필요로 한다. 그 외 심혈관계, 내분비계 질환 및 정신과적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될 수 있다. 이처럼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 다양하므로 전문적인 진료 뿐 아니라 여러 과에 걸친 유기적인 진료가 필요하며 때때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추신경계 질환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과거 우리나라가 빈곤하던 시절에는 빈혈과 영양결핍이 어지럼의 주요원인이었으나 최근에는 드문 실정임에도 아직도 어지럼증이 있으면 스스로의 판단이나 주변의 잘못된 권유에 의해 빈혈약 등으로 자가치료를 하는 예가 흔하다. 또한 어지럼의 동반증상인 구역과 구토를 소화기 질환으로 생각해서 소화제를 복용하며 견디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 경제성장, 노령화 등으로 어지럼 빈도의 증가와 치료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하여 적극적이고 올바르게 대처하므로써 고통에서 벗어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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