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 인천테크노파크 원장

   
옛 명칭 송도TP, 송도국제도시 이미지 한계

명칭·도메인 변경 … CI도 공모 통해 바꿀 것

기업과 소통 ‘최우선’ … 생산현장 79곳 방문

전담 멘토·매니저 제도 운영 … 종합 서비스

한·중기업협력센터 올 초 개원 … 교류 도와

씀씀이 줄여 예산 충당 … 사업 차질 최소화

18일은 인천테크노파크의 14번째 생일날이다. 지난 1998년 지식경제부(옛 산업자원부)와 인천시의 지원으로 설립된 인천TP는 지역 경제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최근 인천TP는 송도TP라는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제7대 원장으로 취임 후 신기술 개발비용의 절감, 기술개발 촉진, 기술 거래 및 이전의 활성화와 신기술 벤처 창업 촉진, 신규 고용인력 창출 등의 순기능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는 이 윤 인천TP 원장을 만나 향후 인천TP가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들었다.

인천TP로 명칭을 변경한 이유는 무엇인가.

옛 명칭인 송도TP는 인천경제자유구역 가운데 일부인 송도국제도시에 국한된 이미지가 강해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지원기관에 맞는 명칭변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국 16개 시·도에 있는 18개 지역 TP는 모두 소재지 이름을 넣어 사용하고 있다.

명칭변경에 따라 도메인도 ‘www.itp.or.kr’로 바꿨다. 또 로고 교체 등을 위한 CI 변경작업을 공개모집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CI에는 미래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전략 등 정보화시대를 맞아 인천TP의 정체성과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성을 담을 방침이다.

명칭 변경과 함께 제2 개원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직원 모두 헌신과 열정을 앞세워 으뜸가는 기업지원기관으로 재탄생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취임 후 가장 염두에 둔 사항 중 하나가 기업과 소통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기업과 소통을 위해 어떤 일을 해왔는지.

지난해 2월 취임과 함께 지역 내 79개 기업의 생산현장을 찾았다. 현장에서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 및 지원 요청 수요를 파악하고, 필요로 하는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기업지원사업을 발굴·운영하기 위해서다.

방문을 통해 지역 기업들이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인적, 자금 문제 등으로 현실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았다.

이 기업들의 어려움을 최대한 해결해 주려고 각종 회의를 열고 각 업체에 맞는 직원교육 및 장비지원, 전문가 연결 등 처방전을 마련해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다.

기술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시제품제작에서 마케팅 및 인증획득 관련 컨설팅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최근 기업지원 시스템인 ‘스텝 투게더’를 운영하고 있다. 스텝 투게더가 무엇인지 설명을 부탁한다.

인천TP가 으뜸가는 기업지원 기관이 되려고 지난 2월부터 ‘스텝 투게더(STEP Together)’를 마련해 추진 중이다.

스텝 투게더에는 ‘인천TP와 인천TP 입주 및 지원기업이 평생 파트너로 동행하며 함께 성장하자’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기술개발 및 사업화(R&BD) 지원에 중점을 두는 스텝 투게더는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밀착·연계지원 등 3대 핵심서비스를 제공해 기술집약형 중소기업, 시장창출형 선도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맞춤지원은 기업을 업종, 규모, 성장단계별로 정밀 진단해 알맞은 때에 필요한 곳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가동 중인 기술경영지원통합시스템 등을 통해 인천TP 내외부의 전문 인력을 투입, 기업의 입맛에 맞는 도움을 주고 있다.

인천TP의 전문 인력을 기업 전담 멘토 또는 매니저로 지정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지원수요를 찾아내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이 밀착지원이다.

인천TP는 연계지원을 위해 미국과 독일, 프랑스, 러시아의 세계적인 대학 및 연구소 등과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다.

인천TP가 다른 기관과 차별화된 기업지원은 무엇인가.

우선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전담 멘토·매니저’ 제도다. 이 제도는 전담 기업과 정기적인 접촉으로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맞춤교육 및 장비대여, 전문가 투입 등의 해결방안을 찾아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임직원 가운데 박·석사급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멘토·매니저를 구성해 산업기술단지에 입주한 101개 기업을 전자정보(54개), 정밀기계(25개), 바이오(12개), 신소재(10개) 등 4개 업종별로 나눠 전담토록 했다.

인천TP는 기업 지원 서비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업의 경영 및 기술개발 현황, 인천TP에 대한 만족도 등을 지속 추적 조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협약체결을 맺은 각종 기관과 연계해 법률·금융·의료·행정 등의 종합 서비스 제공의 범주를 넓히는 중이다.

지난 3월 NH농협은행 인천본부, 가천대길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기업들이 이 기관을 이용할 때 비용절감 등의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계속 국내·외 관련 기관 등과의 업무협약 등을 통한 네트워크를 이용해 기업이 체감하는 도움을 주도록 할 것이다.

한·중기업협력센터 운영은.

공항과 항만을 갖춘 인천은 지리적으로 대중국 진출의 전초기지로서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센터는 이런 상황에서 체계적인 지원 속에 한·중 양국 기업이 서로 효율·실용적인 협력을 할 수 있도록 올 초 문을 열었다.

센터는 자동차, 바이오, 모터, 융복합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의 유망한 협력 파트너를 선정해 국내 기업과 교류를 도울 예정이다.

중국 현지조사를 통해 빠르면 오는 8월에 파트너가 확정된다. 센터는 국내 관련 기업의 사업 참여 등 한·중 관련 기관과 MOU 체결을 통해 사업의 틀을 확정짓는다.

이 사업이 지경부에서 주관하는 산업전략연계형 정부사업 가운데 대상과제로 선정되면 매년 사업비를 2억~10억원씩 지원 받는다.

국제기술협력은 두 나라에 공통이익이 가져오도록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인천 등 국내 기업이 중국의 각종 연구단체와 공동연구 및 협력관계를 구축하면 중국정부의 투자지원 및 연구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기업에 필요한 장비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어떤 장비가 있고, 기대 효과는 무엇인지.

중소·벤처기업의 연구 및 기술개발 지원을 강화하려고 올 상반기에 22억여원을 들여 첨단 장비 3대를 들여왔다.

지난 1월 바이오 제품 개발을 위한 정밀분석기 ‘액체크로마토그래프 질량 분석기’ 도입으로 단백질 확인 및 당쇄분석의 연구 등 바이오 관련 중소벤처기업의 연구 및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제품 금형 제작용 ‘금속주조용 왁스패턴 직접제조시스템’도 구입했다. 이에 따라 현재 플라스틱 제품 개발에 그치던 쾌속조형이 금속부품으로 확대되는 등 자동차와 항공기 부품 및 주조업체의 상품 개발기간이 크게 단축됐다.

자동차용 오일 팬의 경우 왁스 몰드설계 6일, 몰드제작 15일 등 21일에 걸쳐 5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던 것이 각각 8시간, 150만원으로 크게 주는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들여온 주사전자현미경(FE-SEM) 및 에닥스(EDAX)시스템은 제품의 국소 분석 및 결함 원인 분석, 초미립자 및 바이오·메디컬 소재 등의 미세조직 관찰, 표면 원소 분석이 가능하다. 이 장비의 가동으로 분말야금 및 바이오 관련 기업의 분석 수요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장비는 제품 성능을 높이고 제작기간을 줄이는 등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인천시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있다. 이에 따라 인천TP도 재정건전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정난을 겪는 시가 추경을 통해 이미 편성된 사업비 등 예산을 삭감하는 등 긴축경영에 들어가 인천TP도 씀씀이를 줄이기로 했다. 각종 수당 및 운영비 감축으로 마련된 재원은 사업예산에 충당해 사업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노사협의회의 조율을 거쳐 예산삭감 및 경비절감 등 감량경영의 내용을 담은 ‘재정건전화 방안’을 마련, 지난 5월부터 적용하고 있다.

예산삭감 및 경비절감 내용은 성과급 연봉기준액 12의 1 기준 50% 삭감, 연차수당 50% 삭감, 원장 직책수당 50% 삭감, 시간외 근무수당 50% 삭감, 경상적 경비 10% 삭감 등이다. 이로 인해 올해 모두 11억3천만여원의 예산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송도사이언스빌리지 확대단지 조성 사업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현재 이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사이언스빌리지 단지는 인천TP 산업기술단지를 중심으로 국제 R&BD(사업화 연계 기술개발) 거점을 구축하는 등 국내·외 우수 연구 및 벤처 인력이 24시간 연구 활동이 가능한 지식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처음 계획은 송도국제도시 내 26필지 65만5천919㎡에 내년 말까지 연구공간, 생활공간, 배후지원시설을 조성하는 벤처클러스터 타운 조성이었다.

지난 2008년 6월부터 본격 공사가 시작됐지만 바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민간사업자의 자금줄이 막히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1월 준공된 IT센터 외에 BT와 MT는 미분양 우려에 따른 사업비 부족 등으로 각각 공정률 22%, 21%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AT는 사업추진이 무기한 연기됐다.

스트리트 몰도 공사를 중단하고 오피스텔 피분양자와 계약을 해지하고 위약금을 줬다. 또 시공사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그동안 사이언스빌리지 정상화 방안을 찾은 결과 국내 굴지 유통회사 등에 부지 매각이 성사 단계에 있다. 연구개발 단지의 부분 매각도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전망이다.

글=이현구기자 h1565@i-today.co.kr

사진=정승욱기자 angle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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