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립유치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25일 오전부터 어린이들을 가르쳐야 할 유치원 원장을 비롯한 유치원 교사들이 인천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시작했으며 이 집회는 내일까지 계속된다.

명색이 교육자인 유치원 관계자들이 더운 날씨에 거리로 나선 것은 인천시교육청이 북부교육청 관내에 단설유치원을 건립하려는 계획에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반대 명분은 여러 가지다.

현재 유아교육 기관의 취원율이 70% 선에 머물러 기존 교육기관의 시설이 남아돌고 있음에도 시교육청이 단설 유치원을 설립, 예산 낭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5학급 정도의 단설유치원을 설립하는 데 4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며 추후 운영비로 년 5~10억 원이 소요되는 등 과도한 예산 집행이 우려된다는 의견이다.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은 ‘밥그릇 지키기 위한 반대’라는 비난을 의식해서 인지 삼산지구 단설유치원 건립을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도 단설·병설유치원과 같이 교사인건비 및 시설운영비가 형평성 있게 지원될 때까지 건립을 보류해 달라는 것이라고 단서를 달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교육자들이 교육현장을 버리고 교육청을 찾아와 ‘교육감 퇴진’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는 것은 다소 옹색해 보인다.
반면 시교육청은 만5세아 무상교육 기반 구축을 위한 공립유치원 시설확충의 필요성과 삼산1지구 내 유치원 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삼산유치원 설립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떻게든 내년 3월까지 유치원을 개원하겠다는 각오며 예산도 20억 원 정도만 소요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삼산1지구 원아들이 타 지역으로 이동 때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이유까지 달고 있다.

하지만 교육청이 중구에 단설유치원을 설립하면서 민원에 밀려 특수원아를 위한 유치원을 짓는다고 밝히는 등 ‘왔다 갔다’하는 미온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어 사립유치원의 집단행동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이 집단 시위를 할 때까지 대화로 ‘사전조율’을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뒤늦게 사립유치원 운영자들의 활동을 집단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다.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말은 이제 지겨울 정도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미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는 말이 있듯이 유치원 교육은 모든 국민에게 중요하고 특히 ‘교육 낙후도시’란 오명을 듣고 있는 인천시민들에게 더욱 중요하다.

이제 사립유치원 관계자와 교육청 관계자가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더 이상 갈등이 계속된다면 시민들은 공립과 사립유치원 간 ‘밥그릇싸움’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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