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시작한 운동이었는데 이젠 보디빌딩이 아니면 살지 못하는 사람이 돼 버렸네요.”

15회 도하아시안게임 보디빌딩 85㎏ 미들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강경원(34·인천시설관리공단)선수에게 운동 없는 삶이란 생각하기 힘들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한 반의 절반 이상 친구들이 몸 키우기에 정신이 없었죠. 그 당시엔 근육이 남자다움의 상징이었으니까요. 운동을 좋아했던 데다 꾸준히 한 탓인지 1년 만에 전국대회 학생부 65㎏급에서 1등을 했습니다.”

체육관에서 같이 운동을 하던 선배들이 보디빌딩으로 대학에 진학하자, 강씨도 대학을 가겠다는 목표로 운동에 더욱 매진하기 시작했다.

고교 3학년땐 아시아 주니어대표선수로 활동할 정도였다.

“인천대에서 입학 제의를 받았습니다. 간단한 서류를 제출했어야 했는데 깜빡 잊고 못했죠. 대학진학이 무산되고 군대를 간 후 잠시 방황을 했지만 이미 보디빌딩은 제 삶의 전부였습니다. 포기할 수 없었죠.”

슬럼프를 딛고 일어선 강씨는 96년 인천대 경기지도학과에 입학해 97년 전국대학시합인 미스터 유니버시티, 시·도시합인 미스터 인천의 타이틀과 98년 아시아선수권대회 2위를 달성했다.

99년엔 전국대회인 미스터코리아 타이틀의 명예를 안았고, 보디빌딩이 첫 정식종목으로 승격된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차지했다.

99년부터 지금까지 전국체전 8연패를 달성하는 등 그의 신화는 멈출줄 모르고 있다.

근육의 생김새, 크기, 섬세함의 조화가 중요한 만큼 강씨는 자신의 가슴과 배의 근육과 아름다운 근육결을 장점으로 꼽았다. 적절한 휴식과 영양, 운동, 정신력도 강조했다.

“근육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보답하지요. 처음부터 무리하게 하지 말고 목표를 정해 성실하게 해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마치 수도승이 도 닦는 것 같다고 할까요?”

그는 영리를 목적으로 체육관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충고도 했다. “보디빌딩엔 좋은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무거운 운동기구를 들며 근육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인대가 늘어나거나 근육이 파열되지요. 제가 운동을 시작할 때 좋은 지도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간 그는 미스터 유니버스를 눈앞에 두고 있다. “입상을 하지 못한 세계선수권대회인 미스터 유니버스가 제 목표입니다. 올해 제주도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참가해 대한민국과 인천의 이름을 떨치겠습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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