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앞만 보고 살아 온 이규연 인천 여성CEO협회 회장((주)한국싸이론 회장)의 올 한해는 더욱 바빠진다.

직장생활과 창업을 오가면서 30년 넘게 경영에 몸담아 왔던 그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50대 중반으로 치닫는 이 회장이 올해 인천대 공학계열 신입생이 된 것이다.

여상을 졸업하고 25년동안 제조업체에서 경리, 무역, 인사 등 조직관리를 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업하면서 숨가쁘게 달려온 그녀였다.

학업에서 완전히 손뗀 것은 아니었다. 시간을 쪼개 가천길대학 인터넷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중앙대·가천길대·가톨릭대·서울대·인천대 등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밟기도 했다.

이번에 이 회장은 평생 몸담았던 제조업에 학문적인 부문을 연결하기위해 공학도가 되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나이들어 무슨 공부냐는 주위의 말에 쭈뼛거렸으나 결행에 옮겼다. ‘평생 노력하며 학습해야 한다’는 좌우명 때문이다. 공무원인 남편과 대학생인 두 딸의 도움도 컸다.

시립대학 운영위원,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상임위원, 남동공단 경영자협의회 부회장, 인천상공회의소 상임위원 등을 맡으면서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 온 이 회장으로써는 힘든 결정이었다.

오랜 공장생활로 기계소리만 들어도 뭐가 잘못 돌아가는 지 알 정도로 실무에는 밝다고 자부하지만 이론적인 갈증을 채우기 위해서는 늦깎이라도 괜찮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이 회장에겐 또 다른 변신이 있다. 지난해 12월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지지하는 ‘한국의 힘, 인천포럼’ 지역 책임을 맡았다.

이 전 시장의 공식적인 캠프는 아니다. 오랫동안 경제계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치후원을 한다는 뜻에서 모인 것이다.

“경제인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에는 정치력이 필요한 것이죠. 각종 법령과 제도를 만드는 권한이 정치권에 있으니까요.” 이 회장의 정치론이다.

더 나아가 “(대통령은) 경험없이 연습하는 것은 아니다. 베테랑이 국민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프로 정치”라며 대통령의 자질론까지 거침없이 말한다.

30여년동안 시간을 쪼개느라 4시간밖에 못 잤던 그녀가 지난해부터 1시간 늘린 잠을 다시 줄이는 강행군에 들어갔다.

왕성한 활동을 하다 보니 “정치에 꿈을 둔 것이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던 이 회장은 “결코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다. 나 자신도 어떻게 뛸 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김규원기자 kyuwon@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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