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민생관련 법안들이 통과되었다. 과정이야 어떠했건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관련법이 통과되었다고 민생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민생은 오히려 이제 시작이다.

2008년 경제 위기의 여파로 인해 그리스의 경제 붕괴, 아이슬란드의 IMF 구제금융 신청,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재정 위기 등 유럽국가들에 심각한 경제 위기가 초래되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무역 의존도가 90%를 넘는 우리나라로서는 다른 나라들보다 더욱 더 심각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우리에게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위기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다.

다행히 이러한 어려운 위기 상황을 우리 경제는 잘 극복하였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시장을 확장하는 등 경제 발전의 발판을 착실하게 다졌다. 나아가 국가 위상과 대외 영향력을 높이고 우리의 수준 높은 기술력과 문화를 외국에 알리면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로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A1 안정적’에서 ‘A1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고, 여야 정치권이 총선 공약 1호로 제시했던 취업문제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결과들이 도출되었다. 지난 1분기 취업자 증가 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고, 3월 취업인구도 2426만5천명으로 전년 3월 대비 0.5%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체감경기는 꽁꽁 얼어붙어 있고 물가는 불안정한 상태에 있으며 높은 기름 값은 국민들의 허리띠를 여전히 옥죄고 있다.

그런 까닭에 총선 이후 우리 국민들은 다시 경제 문제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세계 시장도 만만치 않다. 유럽 재정 위기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고 미국과 중국의 고용 지표나 교육 전망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게는 불안한 세계시장이 여전히 경제 불안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정부 및 공기업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넘기고 가계부채가 912조원을 넘어서면서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처럼 민생의 비상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취업, 보육, 집, 노후 걱정을 덜어드리는 가족행복 5대 약속을 제시했다.

질병으로 집안 망하는 일 없기, 차별 없는 일자리 만들기, 주거비 부담 덜기, 새로운 청년 취업시스템 도입, 보육에 관한 국가완전 책임제 등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별로 총선공약실천본부를 설치했다. 민주통합당도 자신들의 민생 공약 실천을 위해 민생공약실천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런데도 벌써 일부 정치권에서는 민생보다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먼저 챙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더니 선거 끝나자마자 생각이 바뀐 것이다.

이제 이런 악습은 사라져야 한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오로지 민생을 들여다보고 살피는 것이 가장 필요하고 절실한 때이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여야 모두 민생을 최우선적으로 살피겠다고 약속했고 이제 그 약속을 실천하는 일이 정치권에 과제로 남아 있다.

정치권은 이제 민생은 단순히 정치권의 과제가 아니라 존재 이유가 되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윤상현  국회의원 (새누리당·인천 남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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