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1일 18시 드디어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가 종료되고 개표가 진행되면서 각계각층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 목격되기도 하였다.

전국적으로 여대야소의 세력을 형성한 가운데 인천은 여야 6대6의 팽팽한 힘의 균형을 이루고 말았다. 일부 지역을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이 붉은색(새누리당) 물결로 일렁이고 있는 가운데 인천은 유독 붉은색과 노란색이 함께 분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득표율만을 보면 양상이 조금 달라지지만 눈에 언뜻 보이는 면적으로만 보자면 거의 3분지 2가 붉은색인 듯싶다. 우리나라 동쪽지역은 붉은색으로 도배가 된 반면 서쪽지역은 노란색이 상당히 점유를 하였다.

반면 약간 비약적인 언급일수도 있지만 인천의 경우 이러한 전국적 양상을 따르지 않고 정반대의 선거결과를 얻었다. 서쪽이 붉은색인 반면 동쪽은 노란색이 분포하면서 정확히 반반, 6대6의 스코어를 기록한 것이다.

타 지역들은 그 지역의 특성(세력 또는 투표성향)을 색깔을 빌어서 잘 표현하고 있는 반면 인천만이 유일하게 뚜렷한 색깔을 드러내지 못하고 여러 가지 색 중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주황색을 만들어 낸 것이다.

힘의 균형이란 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세력형성에서 필요한 것으로 특히, 나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경우 상대의 힘을 역이용해야 할 경우에 유용하게 쓰이게 된다.

필자가 지난 칼럼(2011년 1월 19일자 인천신문)에서 슈퍼히어로에 대하여 글을 쓴바있다. 그때 필자가 언급한 슈퍼히어로는 항만·물류업계에서 현장감각과 이론적 지식을 두루 겸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현재의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힘이 센 사람을 뜻한다고 할 수 있겠다. 필자가 속한 선거구에서도 본인이 힘이 센 사람이어서 지난 국회의원 시절에 상당히 아니 막대한 예산을 따왔노라고 역설한 분이 결국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다툼(인사사고, 차사고 등)이 발생하였을 때 흔히들 “목소리 큰놈이 이긴다”고들 한다. 다툼이 개개인의 사이에서 일어난 경우에는 한두 명의 목소리로 판가름이 나겠지만 지역 간 또는 도시간의 다툼인 경우에는 모두가 일치된 한목소리를 내어야 그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천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타 지역에 비하여 조금 약하지 않나 생각된다. 이러한 원인은 지역(도시) 구성원의 출신지역의 다양성 또는 지역(개인)적 이기주의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날(4/11) 우리는 여태껏 내질러온 각기 다른 목소리들을 하나로 묶어서 큰소리를 낼 수 있는 지역의 일꾼을 새롭게 뽑았으니 그들에게 우리의 의견을 대변토록하고 그들이 우리(인천)에게 가져올 수 있는 각종 이권들을 속속들이 챙겨올 수 있도록 격려하고 또 한편 압박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 슈퍼히어로가 우리 인천(항)을 위하여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기대하고 적극적으로 요구하여 이들을 통한 우리의 색깔을 전역에 드러내야만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내부의 기존 세력들의 불평불만을 잠재울 수 있어야 한다.

인천내항 재개발의 경우에도 무조건 나가라, 비워라 해서 될 성격의 일이 아님에도 억지로 나가게 하려고 압력을 가하면서 밀어붙이는 상황을 만들어 궁지에 몰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생존할 수 있는 길을 먼저 마련해준다면 자연히 해결될 일인데 지역적(또는 개인적) 이기주의로 무조건 나만 살면 된다는 식의 압박은 결국 반반의 세력 간의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정부에서 제시한 계획대로 향후 인천 내항에서 먼저 1·8부두의 재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줄어든 선석만으로 부두운영사(또는 하역사)들끼리 남은 선석을 가지고 재분배하고 상용직조합원(항운노조원)들의 재배치가 필요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모든 일은 미래의 일이므로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확률은 반반인 것이다. 현재까지는… 세상사에서 반반(50:50)이라는 상황은 현대의 치열한 삶의 경쟁 속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선택으로 판단된다. 이는 중국집에서나 좋은 경우가 아닐까 싶다.

강상곤  ㈜영진공사·물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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