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토론회는 3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윤태진 후보를 나머지 3명의 후보가 집중 공격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시종 긴장감이 감돌았다.
각 후보들의 출마의 변을 들은 뒤 첫 번째 질문으로 지난해 12월 국가청렴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종합청렴도 조사에서 인천시 남동구가 인천 기초단체 가운데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 지적되자 윤태진 후보는 타 지역보다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구 공무원을 옹호하고 나선 반면, 도전자 처지에 선 후보들은 ‘현 구청장의 행정 능력 부족’이 그 이유라고 공격했다.
윤 후보는 “현재 시와 구간 인사교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남동구 공무원들이 자질이 타 지역에 비해 문제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남동구는 그린벨트가 넓고 공단이 있는 데다 개발이 많이 진행되고 있어 행정민원이 많다 보니 구 공무원들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800여 공직자가 이번 지적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신맹순 후보는 남동구 공무원 모두가 부패했다고 볼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윤 후보가 6년간 구정을 이끌면서 청렴도가 낮아진 만큼 구청장의 책임이 크다”고 공격했다.
신 후보는 앞으로 구청장이 앞장 서 깨끗한 모습을 보여야 하고 내부 공익 신고제를 활성화해 내부 고발자에게 최대 10억 원의 보상금을 주는 등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노당 배진교 후보는 “모 지역신문에 약사회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구 관계자가 야유회 지원금을 달라며 약국을 돌아다닌다는 기사가 실렸고 당시 시민단체가 문제의 공무원을 직각 해임할 것을 요구했으나 구청장이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며 “구 공무원들의 줄서기 및 줄세우기가 공직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배 후보는 행정수장의 자세가 바뀌어야 공직사회가 깨끗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박순환 후보는 “남동구 공무원 가운데 신용카드를 사적으로 쓴 경우와 부구청장 업무추진비를 개인적인 경조사비로 집행한 사례 등 많은 문제점이 확인되고 있다”며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예산을 투명하게 집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주민 실생활과 관련된 하수도 및 주차장 건설 등은 주민참여제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자신이 구청장이 되면 업무추진비를 각 부서로 나누어 집행하고 법인카드 등을 유흥업소 등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동구 생태공원의 개발과 관련해서는 여당인 열린우리당 박순환 후보가 임대아파트 건립의 불가피성을 강조한데 비해 나머지 후보들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 관심을 끌었다.
신 후보는 정부가 특정인에게 혜택을 주기위해 남동구 생태공원 106만 평 가운데 상당 면적의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임대아파트를 지을 계획을 수립했다며 이의 백지화를 촉구했다. 신 후보는 106만 평 전체를 생태공원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후보도 인천대공원, 생태공원, 소래포구 등은 남동구 주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자원 자산이라며 소래포구 일대를 생태습지 공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대공원의 입장료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남동구 생태공원에 임대 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에 처음부터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정부가 광역시 및 기초단체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임대주택 건설 정책을 추진한 것이라며 여당의 박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다.
반면 박 후보는 이미 임대아파트 건립 계획은 이미 법적 절차가 마무리 됐음을 부각시키며 남동구가 암묵적으로 동의나 합의하지 않았다면 임대아파트 건립 부지 추진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윤 후보의 책임론을 함께 폈다.
4당 후보들은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는 입을 모아 시급하게 재래시장 현대화 추진을 약속했다.
김기준기자 gjkimk@i-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