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강은 장강 하구의 한 지류라고 상해의 중국인들은 말한다. 그 장강을 가로막은 삼협댐이 지난 5월 20일 공식 완공되었다고 중국 당국은 발표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지난 늦여름 방문했을 때, 홍보담당 직원은 2009년 완공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는데. 만리장성 이후 2300년 만의 최대 역사라고 그들이 자부하는 초대형 공사를 무려 3년이나 앞당길 수 있나.

아무튼 소양호의 13배인 390여 억 톤에 달하는 물을 서울시 두 배 가까운 거대 호수에 가두는 삼협댐(중국말로 샨샤댐)은 높이 185미터, 길이 2309미터에서 쏟아낸다. 200억 달러를 쏟아 부은 중국은 그 물의 힘으로 하루 1820만 킬로와트의 전기를 생산하고 홍수를 막을 것이라 꿈에 부푼다.

삼협댐은 장강 유역의 고질적 홍수만 예방하지 않고 한발에 언제나 목마른 북경 일원에 물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장강 위의 큰 강인 황하마저 건천이 된 마당인데 북경 일원의 도시와 공장지대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한데, 삼협댐 완공은 축복만 기다리는 세계 최대의 토목사업일까.

부푼 기대와 달리, 규모만큼 걱정도 커진 세계의 환경 전문가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70년 내에 총 저수량의 80퍼센트 이상 오염된 토사로 메워질 것으로 예측하는 삼협댐의 앞날은 중국만이 아니라 주변 국가의 환경에도 치명적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흙탕에 가까운 장강의 거대한 물결이 댐에 가로막혀 토사를 거듭 내려놓을 텐데 그 대책은 무엇인가. 홍보담당직원은 갈수기에 수문을 활짝 연다면 일거에 하류로 밀어낼 수 있을 것으로 장담하는데, 그게 가능할까.

전문가는 고개를 갸웃하지만, 가능하다면, 흙탕이 한꺼번에 밀려들 하류는 어찌 될까. 황해에 유입되는 담수의 8할이 장강에서 기원한다고 한다. 삼협댐 완공 이후 담수 유입량이 10퍼센트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대만에서 어떤 자가 삼협댐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장 피해는 대만에 한정하지 않을 것이다. 토해내는 장강의 막대한 흙탕이 갈수기에 일제히 황해로 유입되면 우리 어장의 피해도 걷잡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는 예측한다.

장강의 흙탕엔 수몰 지역의 오염된 토사만 포함되는 게 아니다. 인구 3천만에 달하는 중경 시에서 쏟아내는 생활하수를 비롯하여, 주변 광산과 공업단지에서 오염 처리 없이 흘러드는 석탄과 시멘트와 산업폐수가 연 25억 톤에 해당한다. 현재 건설 중인 폐수처리 시설이 완공 가동된다 해도 한 해 9억 톤이 넘는 오수가 쌓여 삼협댐은 거대한 정화조가 될 것으로 현지 전문가는 걱정하는데, 우리 해양학자는 염분 농도와 오염물질의 증가로 인해 꽃게, 갈치, 고등어들의 어장이 궤멸할 가능성을 점친다.

아스완 댐으로 나일 강의 담수 10퍼센트가 바다로 나가지 못하자 어획량이 4분의 1로 감축된 사례가 있다. 삼협댐으로 모인 호수가 시화호처럼 시궁창이 된다고 상상해보라. 새만금간척사업으로 연안까지 엉망인 우리의 어장이 어떻게 될지.

1700여 개 마을의 85만 명에 이르는 환경난민을 이주시키고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를 수몰하는 삼협댐은 동북아의 오랜 기후변화를 크게 흔들 것이 분명하다.

범람하는 장강 하류에서 만들어져 몰려오던 비구름이 장마철 이후 우리나라에 국지성 호우를 뿌리곤 하는데, 슈퍼컴퓨터도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국지성 호우가 더욱 빈발할지, 반대로 삼협댐으로 장강 하류가 범람하지 않아 마른장마 뒤에 비가 모자랄지, 알 수 없지만, 어느 경우든 심각한 문제를 예상할 수 있다. 그 삼협댐이 3년 앞당겨 완공했다. 수재의연금 기대던 우리의 대책은 3년 앞당기고 있나.

5월 20일자 신문마다 화보를 곁들인 삼협댐 완공 소식은 축하할 남의 일이 아닌데, 살벌한 선거철이라 그런지 도무지 조용하다. 월드컵 이후 관심 가지려나. 황사처럼 대책이 없어 보이는 삼협댐은 인간의 거대한 탐욕을 반영하는데, 감당할 수 없는 파괴의 뒤안을 물려받을 후손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어찌 사죄해야 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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