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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모여 즐기고 얘기하고 노는 사랑방처럼…”

   

안승목 단장

인터뷰


“초등학생 때죠. 제 고향이 경남 진해 진영인데, 집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개울이 있었어요. 수업이 끝나 땡볕을 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그 물가에 다들 모였죠.” 인천시하천살리기추진단 안승목(64·세원상협 대표)단장은 50년이 훌쩍 넘은 세월을 돌려 고향 얘기를 꺼내놓았다. 얼굴은 이미 상기됐고, 입가에 그윽한 미소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때야 창피한 게 어디있습니까? 한두살 더 먹은 형들이 옷을 훌렁 벗고, 첨벙 물 속으로 뛰어들면 서로 질세라 너도나도 있는 없는 다이빙 폼을 다 잡으며 몸을 던졌죠. 물장구를 치는 아이, 돌멩이를 떠들어 고무신으로 물고기를 잡는 친구, 수초사이를 더듬으며 미꾸라지를 잡는 형들…” 안 단장에게 그 개울은 ‘낮의 사랑방’이었다.


“해가 저무는 줄도 모른 채 실컷 놓고 있으면 저 멀리서 ‘승목아~’하는 소리가 들리죠. 어머니가 ‘저녁밥을 먹으라’는 부름입니다. 그것도 아니면 또래들과 모의를 하는 겁니다. 콩서리와 감자서리를 시도하다가 어른들한테 혼이 났죠.” 개울은 안 단장이 동네 아이들과 함께 공동체를 알아가는 공간이었다. 채우지 않고 건너뛰는 법이 없는 물의 속성처럼… 안 단장이 만들고 싶은 하천도 바로 어릴 적 고향의 개울이다. 서로 모여 즐기고, 얘기하고, 노는 마당이 하천이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안 단장은 2년 넘게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민간 대표를 맡으면서 많은 것들을 알았고, 앞으로 필요한 하천살리기 방향도 깨우쳤다. 힘들었지만 싫지않은 경험들이었다.


“돈만으로 풀 수 없는 것이 하천살리기입니다. 하천살리기추진단 한 해 예산이라해봐야 고작 1억8천만원입니다. 여기서 인건비 5천만원을 빼면 실제 사업비는 1억3천만원이예요. 청소년교육이나 아카데미, 세미나를 몇 차례하면 쓸돈이 없어요. 그러다보니 시민들이 피부에 와닿는 현장활동은 엄두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안 단장은 전국 최초의 민관거버넌스 ‘인천하천살리기’에 대한 서운함도 없지 않다. 그 빛이 점점 바래고 있다는 감을 지울 수 없다.


“1사(社)1하천 가꾸기 얘기 좀 해 볼게요. 2년 전쯤인 사업초기에는 하천별, 그것도 구간별로 쪼개 담당제처럼 기업체나 기관별로 관리구간을 정해 놓았습니다. 제대로 돌아가던가요? 직원들 몇 명이 와서 마지못해 쓰레기나 줍고, 사진 한 방 찍어 보고하는식 아닙니까? 회사 지원을 받기위한 사내 동아리 수준에 그치고 있어요.”


안 단장은 구호가 아니라 실적을 일궈내는 활동을 기업체 등에 주문했다. 시민들에게도 하천에 대한 애정을 쏟을 것을 당부했다. 단지 쓰레기를 줍고 야유회 활동을 하듯이 구호성이 아니라 하천의 물이 고여 썩어들면 머리를 맞대고 깨끗한 물이 흐를 수 있도록 시설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2년 뒤면 인천에서 아시안경기대회가 치러집니다. 종목별 경기장 주변에 하천이 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을텐데, 우리는 그 하천에서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안 단장은 경기장과 하천을 연결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써서 조성한 인천의 도심하천이 그저 냄새나 나는 하수구으로 버려져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가 없으며 잇몸으로라도 해야 되지 않습니까? 사업비가 없다고 해서 손을 놓을 수 없는 노릇입니다.”


안 단장은 올해 하천살리기추진단의 활동목표를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으로 잡았다. 인천의 5개 하천별로 짜여진 네트워크 사람들에게 깨어있는 의식을 불어넣을 작정이다. 단체교육을 꾸준히 하고. 선진국의 사례를 발굴하고, 가르쳐 우리 곁에 있는 하천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는 것을 머릿 속에 심어준다는 계획이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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