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시민구단의 성공 신화를 일궈낸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FC(이하 인천)의 주장 임중용(30)과 올 시즌 두 번째 신화 창조에 도전하는 ‘신예’ 김한원(25)을 만났다.

20일 문학월드컵경기장 트랙에서 팀 동료들과 훈련을 마친 뒤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둘의 모습에서 지난해 못 다 이룬 ‘챔피언’의 꿈이 실현될 것이란 확신이 와닿는다.

‘인천의 영원한 리베로로 남겠다.’
주장은 역시 주장이었다. 어느새 ‘노장’이란 소리를 듣는 임중용이 돈보다 인천의 명예를 택했기 때문이다.
중앙 수비수로 지난 시즌 30분 모자란 전 경기를 소화하며 ‘강철체력’을 과시한 임중용은 주위의 숱한 러브콜을 마다한 채 팀 잔류를 결정했다.

21일 팀 동료들과 함께 중국 쿤밍을 향해 전지훈련을 떠나는 임중용은 “얼마 남지 않은 선수생활에서 한 몫 챙기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존경해 온 감독님과 팀 동료들, 그리고 인천 팬들을 등지고 떠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임중용은 최근 전남 드래곤즈로부터 현재 인천에서 받고 있는 몸값보다 최소 3배 이상의 연봉 제의를 받았다. 더욱이 올 시즌을 마치고 결혼을 생각중인 그에게 충분히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다. 하지만 임중용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임중용은 “이번 전지훈련에 동료들과 함께 가고 싶다”며, 팀 잔류를 희망했다.

구단으로서도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 재정상 많은 연봉을 제시하지 못하는 시민구단의 입장에서 주장의 이 같은 결정은 다른 동료들의 이탈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중용은 “프로선수에게 몸값은 중요하다. 하지만 어디에 가든 인천에서 뛸 때만큼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장외룡 감독을 대할 때 ‘선생님’이란 호칭을 쓰는 임중용은 “정말로 감독님을 존경한다. 지난 시즌 저 뿐만 아니라 팀 동료들 모두 자신보다 감독을 위해 더 열심히 뛰려고 애썼다”며 장 감독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올 시즌 다시 한번 전 경기 출장기록에 도전하는 임중용은 “지난해 팬들에게 약속했던 ‘별’을 올해는 반드시 가슴에 달겠다”고 말했다.
인천의 창단멤버인 임중용은 가능한 한 문학 벌에서 선수생활을 마칠 계획이다.

‘귀신 잡는 해병의 투지를 보여주겠다.’
올 시즌 인천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김한원은 프로선수로서 좀처럼 보기 드문 해병대 출신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 김한원이 곧바로 해병대에 입대할 때만해도 주위에서는 그가 축구선수로서의 꿈을 접은 것으로 알았을 정도다.
그러나 대학 때까지 축구선수로서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김한원은 오히려 해병대에서의 고된 훈련이 프로선수가 될 수 있었던 밑천이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인천에 입단한 신인 중 유독 김한원을 추켜세우는 박이천 기술고문도 강렬한 그의 눈빛이 범상치 않다며 잔뜩 기대하는 눈치다.
키 181㎝, 몸무게 81㎏의 다부진 체격의 김한원은 탁월한 체력과 빠른 스피드로 올 시즌 당장에 투입 가능한 인천의 신병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군 제대 후 수원시청 김창겸 감독의 눈에 띤 김한원은 지난해 K2리그에서 15경기를 출장, 11득점을 올리며, 팀의 전기우승을 이끌었다.




“우선 프로무대에 빨리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 지금 목표도 K리그에 빠른 적응이다.”
김한원은 군에 갓 입대한 이등병의 자세로 올 시즌 고참 선배와 코칭스태프에게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한편 경남 마산이 고향인 김한원은 신생팀 경남FC의 끈질긴 구애에도 인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인천의 장외룡 감독과 박이천 고문에게 지난 시즌 중반 이후부터 낙점을 받은 김한원은 일찌감치 인천과 연을 맺었다. 지난해 김한원은 드래프트 ‘0’순위로 인천에 지명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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