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고 재산은 풍요로울 때 지켜야 한다!’고 스스럼없이 말하곤 한다.

하지만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젊음을 믿고 주색잡기(酒色雜技)로 세월을 보내거나 과소비로 국가 경제를 좀먹기도 한다.

요즈음, 과소비와 거품 경제를 우려하는 신음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근로자는 주 5일제를 반기지만 경영자는 이해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불평을 한다.

의약분업 이후 약국 가에도 병. 의원에 맞춰 토요일에 일찍 닫는 새로운 풍속도가 등장했다.

고용된 근무약사는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국경일에 근무하지 않는 조건을 주인 약사에게 제시하고 있다.

70~80년대, 별빛이 미처 꼬리를 감추지 못한 새벽에 약국 문을 열고 자정 통행금지 무렵이 다되어 약국 문을 닫았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신세대 약사들에게 들려주면 적당히 벌고 후회 없이 즐길 줄도 아는 자신의 세대에 비춰 볼 때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다.

그 당시 약사회는 약사 자신의 건강을 위해 ‘휴일엔 꼭 쉬고 평소에도 일찍 문을 닫으라!’는 당부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요일에 당번제로 문을 열어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있다.

구정이나 추석 명절에는 25% 이상 약국 문을 열어 달라고 행정 당국이 독려를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 ‘슈퍼에서의 의약품 판매 고려’ 정책이 심심치 않게 협박용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제발 늦게까지 약국 문을 열고 일요일엔 당번제로 약국을 열어 달라’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약사들은 ‘문을 열어봐야 환자들이 찾는 약품은 처방전 없이는 판매할 수 없고, 먼 곳에서 온 처방전은 수만 가지 약품을 구비할 수 없어 무용지물’이라며 성분만 같으면 다른 약으로 대체 조제할 수 있도록 하든가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의 범위를 확대해 달라고 정부 측에 청원하고 있다.

일반 의약품과 전문 의약품, 성분명과 대체조제가 어떻든 간에 주민들은 예전처럼 약국 문을 열어달라는 주장이고 여기에 호응하는 동네 약국도 차츰 늘고 있는 추세이다.

머지않아 닥쳐올 해외 자본 시장, 일반 의약품(O.T.C)의 슈퍼 판매, 그리고 이웃 약국 간의 경쟁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080 서비스를 통해 지역별로 일요일 당번약국을 안내하고 있다. 실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있을 때 잘 해!’란 말은 건강에도 해당된다.

‘애틀랜타’ 올림픽 개회식 중 절정의 순간이었다. 최후의 성화 봉송자로 모습을 드러낸 ‘무하마드 알리’. 그는 더 이상 떠벌이도 아니었고 ‘나비같이 날아 벌같이 쏜다’ 던 무적의 프로 복싱 챔피언도 아니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고 자부했던 그는 우리가 중풍(中風)이라고 부르는 ‘파킨스 씨 병’ 환자에 불과했다.

나비의 날개처럼 사뿐거렸던 그의 두 발은 바위 덩이처럼 무거웠고 벌처럼 날카롭게 쏘던 주먹은 쉴 새 없이 떨고 있었다.

화무는 십일 홍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며 인간의 앞날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가 보다.

중풍 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섬뜩 소름이 돋는다. 나의 할아버님은 7년, 할머님은 3년을 중풍으로 앓아누우시다가 돌아가셨고 작은 할아버님은 뇌출혈로 돌연사 하셨다.

두 분 모두 과음 때문이었다. 만에 하나 불치병인 중풍을 염두에 두셨더라면 ‘술이 술을 마시는 폭음’은 피하셨을 것이다.

다행히도 요즘은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져 평소에 건강 진단을 받는 등 자신의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연치 않게 초기 암을 발견하여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건진 사람도 있다.

‘있을 때 잘해!’는 고인의 영정 앞에서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누구나 가릴 것 없이 건강은 평소 건강할 때 더욱 소중하게 관리해야 하고, 풍족할 때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해야 IMF 시절처럼 갑자기 닥쳐 온 경제 위기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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