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학교방문(출장) 사업으로 실시하던 학생 건강검진 제도가 학생들이 병원을 찾도록 바뀌면서 둘째와 넷째 노는 토요일 등에 학생들이 병원을 집중 방문, 상당수 의료기관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올부터 고등학교 1학년 학생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1·4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들도 검진을 받아야 돼 이 같은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그동안 병원 관계자들이 학교 방문 출장 형식으로 실시하던 ‘학생 건강검사 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병원 선정과정에서 학교와 병원 간 뒷거래 의혹이 있다는 이유로 교육부가 올부터 학교가 복수 병원을 선정, 학생들이 병원을 직접 방문해 검진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각 학교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신체 발달 상황과 신체능력 등을 검사하도록 했으나 건강검진 실시 병원이 제한돼 있고 학생 수는 급증, 공휴일이면 동네 병원 업무가 마비되다 시피하고 있다.

부평구 부평동의 D병원 관계자는 “학교 수업이 없는 토요일이었던 지난 13일에는 900명의 학생이 병원을 찾았고 스승의 날로 많은 학교가 휴교했던 15일에는 1천500여명이 검진받았다”며 “평소 환자가 200~300명에 불과하던 병원에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타 과목의 진료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밝혔다.
연수구의 J병원도 13일에 460명, 15일에 770명이 방문, 큰 혼란을 겪었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경우 부모까지 함께 병원을 찾게 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어린 학생들이 기초 검진을 받기 위해 2시간 가까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교육부가 학교 건강검진 실시 기준을 정하면서 일요일(공휴일) 검진 실시 등을 지시한 것도 한 요인이지만 학생 건강검진이 수익성이 없어 상당수 병원이 참여하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기 초에 몰려 건강검사를 받으려 하면서 일시적으로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현장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파악, 교육부 등에 개선방안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 건강검진은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및 중, 고등학교 각 1학년의 근골격 및 척추, 눈, 귀, 콧병, 목병, 피부병, 기관능력 및 혈압에 대한 검진을 포함, 학년 별로 혈액형 검사와 B형 간염, 결핵(X-선 촬영)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김기준기자 gjkim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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