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이 1883년 종합무역항으로 개항한 지 올해로 123년.

인천항 종사자들은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국자 경제성장의 중심무대에서 1990년대 이후 대중국, 남북 교역의 중심항으로 성장하기까지 작게는 인천을 대표하는 시설로, 더 나아가 국가 경제발전의 중심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고난을 이겨 내왔다.

지난해 인천항만공사 출범으로 항만운영의 민영화 시대를 열었고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인천항이 21세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제2의 개항기를 맞은 지금, 시민들의 인천항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항은 시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항만관계기관이나 항만업계만의 공간으로 남아버렸다.

인천항 관계기관이나 항만업계 종사자들은 앞으로 대시민 홍보활동을 더욱 분발해 적극적으로 펼쳐야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일간인천신문이 뜻 깊은 창간을 맞아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과 인천항만물류협회가 공동으로 '인천항 선호도'에 대한 대시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이다. 설문조사에는 지역 중·고생 521명과 일반시민 491명 등 모두 1천명이 참여했다. 조사지역은 9개 구와 2개 군에 등록된 주거자 수의 비율에 따라 계층추출법에 의해 조사를 벌였다. 조사의 신뢰구간은 95%로 ±3.1%의 표본오차를 가지고 있다.

◆시민 관심도
응답자의 24.6%인 246명만이 인천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을 뿐 대다수인 757명이 전혀 관심이 없거나 평상시 생활하면서 항만도시에 살고 있다는 인식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중고생(29.4%)보다는 일반시민(19.3%)이 항만에 대한 인식정도가 더 떨어졌다. 학생들이 인천항에 대한 인식이 일반시민들보다 높은 것은 최근 항만개방행사와 학교 교육을 통해 그나마 인지도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을 대표하는 시설로는 응답자의 77.2%가 인천국제공항이라고 답해 '항만도시'가 아닌 '공항도시'로 인식이 전환됐음을 시사했다. 인천항을 인천 대표시설여기는 응답자는 7.3.%에 불과해 15.4%의 인천경제자유구역 보다도 뒤떨어졌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인천항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응답은 46.4%가 대단히 높거나 높다, 조금 높게 나타났다. 낮거나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54%나 됐다.

항만업계가 지역인력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32.3%만이 긍정적으로 답했을 뿐 67.7%는 낮다고 답했다.

지역경제 공헌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인천항은 12.5%로 인천공항 66.8%, 인천경제자유구역 20.6%에 이어 가장 뒤처졌다.

설문조사 응답자 대부분은 인천항이 앞으로 지역경제에 기여(39.3%)하고 일자리 제공(15.7%)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민들이 바라보는 인천항
인천항은 최근 몇 년 새 인천남항컨테이너터미널(ICT)과 선광컨테이너터미널(SICT) 개장, 송도신항개발 추진 등으로 본격적인 외항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나 시민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다고 보고 있다.

현재의 인천항과 4~5년 전의 인천항에 대한 비교를 묻는 질문에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자가 23.6%나 됐다. 부두규모나 시설 면에서 많이 성장했다는 답은 19.2%, 친수공간이 많아졌다 19.4%, 시민을 위한 다양한 홍보와 문화 활동이 많아졌다 13.1%가 각각 답했다.

더욱이 시민들은 인천항에 대해 부두소음과 대기오염 등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공해시설로 보는 시각이 57%, 자동차공해와 교통사고 18.9%, 도로체증 13% 등 전체 응답자 대부분이 인천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이 인천항을 바라보는 긍정적 이미지는 지역경제효과가 42%로 가장 높았고 해양문화 및 휴식공간제공 25%, 인천홍보효과 21.6%, 고용창출 10.9%로 인식했다.

◆인천항 이미지 개선
인천항의 위상에 대해 시민들은 부산항에 이어 국내 제2의 항만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국내 중심항만을 묻는 질문에 인천항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3.5%로 부산항 62%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답했다. 국내 제2컨테이너항으로 떠오른 광양항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3%였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인천항 홍보활동에 대한 평가는 절대다수인 89.7%가 대단히 낮거나 낮다, 조금 낮다, 보통이다고 답했다. 높거나 조금높다라는 응답자는 10.3%에 불과했다.

전일수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장은 "인천항이 시민들과 많은 거리감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알게 됐다"며 "항만관계기관이나 종사자들은 보다 적극적인 대외 홍보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원장은 "시민들이 외면하는 항만은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신항개발과 고객유치 등 항만발전방안을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인천항이 시민과 함께하는 항만으로 거듭날 수 있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백범진기자 bjpai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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