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대학이 논술로, 논술이 대학으로’ 통하는 시대가 됐다.
이에 따라 인천에서도 15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서울대만 240명 가까이 합격시켰다고 주장하는 논술학원이 나오게 됐다.
공교육기관에서는 ‘특정 논술학원이 학교의 공을 중간에서 가로 챈다’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속칭 일류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과 학부모는 학원을 더 신뢰하는 분위기인 것이 사실이다.
노동운동, 해고의 나날을 보내던 오 원장은 먹고 살기 위해 주안역 인근에서 무허가 교습소를 열었고 다행히 시대를 잘 만나(?) 논술강의로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입시논술은 교사든 강사든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대학이 자신들이 요구하는 인재를 뽑기 위해 논술 문제를 내는 만큼 그 대학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이제 입시 논술이 열손가락에 꼽히는 논술강사와 일류 대학 교수 간의 머리싸움으로 변했다는 게 오 원장의 주장이다.
시교육청이 내년부터 50여개 고교 논술 교사 팀에게 각각 500만원씩을 지원, 교사부터 논술을 공부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분명 유의미한 일”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그러나 교사 1명이 30명이 넘는 학생을 상대로 논술 교육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 내린다.
학교 논술에 대해서는 발 빠르게 대응하는 교사도 있지만 논술 시험제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사가 적지 않다고 염려한다.
어쨌든 논술을 정식 교과목으로 인정해야 학교 논술이 제자리를 잡을 것 이라는 게 오 원장의 생각이다.
논술은 창의적 사고력을 점수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직간접적 경험과 정보를 조직화하는 능력을 키워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밝힌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 논술학원에 대해서는 학원 선택 전에 ‘책임을 져 줄 수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것을 조언했다.
그러나 오 원장조차도 최상위권 학생의 합격여부 50% 이상을 좌우하는 현 논술 입시 제도는 ‘미친 짓’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김기준기자 gjkimk@i-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