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모양과 맛을 가진 재료들이 하나의 음식으로 재탄생되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어요.”

29일 인천지역 한식조리기능사 최연소 합격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운 ‘꼬마요리사’ 박종혁군(13·부평동초).

어른들도 보통 두 번 정도는 패배를 맛봐야 딸 수 있다는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불과 9개월도 안 돼 거머쥐게 됐다.

“올 2월에 엄마를 졸라 요리학원에 등록했어요. 엄마가 음식 만드시는 모습을 보면 괜히 제가 하고 싶어져서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었습니다. 제가 꼭 원하는 일이면 해보라는 말씀에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3개월 동안 이론 공부를 한 후 본격적인 실습에 들어갔을 때 박군은 신중에 신중을 더했다. 하나의 음식을 완벽하게 익히기 전까지 다른 음식을 배우려 하지 않은 것이다.

“남들보다 많은 음식을 배운다거나 빨리 자격증을 따고 싶다는 마음보다 진지하게 배우고 싶었습니다. 음식이란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19일 열린 실기시험 앞에서는 잔뜩 긴장했다는 말에 영락없는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구나 했지만 요리 앞에서는 마냥 의젓하기만 하다.

“실기시험을 치르려 대기하고 있는데 정말 다리가 후들후들 거릴 정도로 얼마나 떨리던지. 근데 이상하게도 각종 재료들이 늘어선 조리대 앞에 서니까 오히려 진정이 되더라고요. 정말 신기하죠?”

이제 제법 조리 실력을 갖춘 박군에게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은 바로 생선찌개다.

“일식요리의 대가가 되고 싶어요. 생선을 다듬는 일이나, 포를 뜨는 일이 정말 재미있어요. 남들은 징그럽다고들 하지만 세상의 다양한 생선을 다뤄보고 음식으로도 만들고 싶어요.”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시작으로 박군은 현재 양식조리기능사 자격증에 도전을 시작했다.

한식과 달리 조리 칼이 길고 무거워 조금은 힘들지만 전혀 다른 세계의 요리를 배우는 재미는 남다르다.

“요즘에는 제가 좋아하는 햄버거를 만들고 있어요. 다른 나라 음식이라 생소한 요리이름에 재료이름까지 외우는 것이 힘들지만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박군의 꿈은 양식조리기능사에다 중식조리기능사, 일식조리기능사까지 모두 획득한 후 조리과가 있는 고교에 진학하는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일식요리 대가가 되겠습니다. 제가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맛볼 때 기분이 너무 좋거든요. 훌륭한 요리사가 돼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만든 음식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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