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 배정혜 국립무용단장, 국수호 디딤무용단 예술감독, 이광수 민족음악원장, 정재만 삼성무용단장. 국내 무용계를 대표하는 대가들이다.
이들 5인의 명인이 이달 인천 무대에 선다. 같은 무대에 올라 한자락씩 춤의 진수를 풀어놓는다.
인천시립무용단이 창단 25주년을 맞아 올해 첫번째 ‘춤마당 흥마당’에 명인들을 초대했다. 타이틀이 `한국춤을 대표하는 빅 5 스타전'이다. 이달의 마지막 수요일인 29일 오후 7시30분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을 채운다.


 
(사)한국무용연구회를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을 지낸 김매자 선생은 국내 창작무용을 일궈낸 장본인이다. 세계 20여개국에서 1천여회 초청공연을 펼치는가 하면 일·한 문화교류 기금상(2000)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1989년 초연된 본인의 대표작 ‘춤본 II’를 펼친다. 창무회 바탕인 춤본시리즈로 불교의식의 제의성, 민속춤의 자유로움, 무속춤의 주술성을 바탕으로 한국춤 속에 내재된 내적 충동을 형상화했다.

배정혜 국립무용단장은 국립국앙원 상임안무자와 서울시립무용단 단장을 역임하면서 한국 전통춤을 잇고 있는 명인이다. 2006 무용협회 예술가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의 민요춤을 풀어놓는다. 우리 고유문화에 내재돼 흐르는 민요로 장고춤을 선보인다.

국수호 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은 두 무대를 준비했다.
녹아든 춤의 경지에 빠져드는 과정을 그린 ‘국수호류 입춤’을 풀어놓는다. 손의 춤사위, 발디딤새, 가락을 잡는 멋, 연륜속에 쌓인 숨의 호흡이 깊이를 더해가는 춤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
1천400년전 백제에서 일본에 전해진 기악무 형식의 춤을 창작 재현한 ‘신무(神舞) II’로 잇는다. 현금(玄琴)과 적(笛)에 맞춰 춤의 신을 다스리는 독무다.

서울예술단 예술총감독, 국립무용단장을 역임한 그는 한·일 월드컵 개막식에서 총괄안무,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정재만 선생은 한일월드컵 전야제와 부산아시안게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각각 무용총감독으로 실력을 발휘했다. 현재 삼성무용단을 이끌며 (사)벽사춤아카데미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날 준비한 작품은 태평무와 살풀이. 태평무는 왕 또는 왕비가 나라의 태평을 기원하는 내용의 발디딤새가 돋보이는 춤이다. 한성준 선생에 의해 착안, 한영숙-정재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영숙류는 원상 당의를 입고 한삼을 끼고 추다 후에 당의만 입는 춤으로 발전됐다. 이를 정재만이 원삼을 입던 태평무와 당의를 입는 태평무를 합성, 재구성했다.

살풀이 역시 한성준 선생에 의해 명칭이 고정됐다. 한과 비애를 풀어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이중구조를 지닌 예술성 높은 춤으로 정·중·동과 절제미의 극치를 이룬다.

이광수 민족음악원장은 우리나라 사물놀이의 창시자. 이번 공연에서는 민족예술원 단원과 함께 무대를 열고 마무리 한다.
개막작은 ‘비나리’다. 여러 액살을 물리치고 순조로운 삶을 영위하고자 소망하는 내용을 담았다. 살을 푸는 살풀이에서 출발, 액을 막는 액막이, 장수와 부귀 복덕을 비는 덕담, 축원으로 이어진다.
판굿으로 공연을 닫는다. 역동적인 움직임과 춤사위, 잽이들의 뛰어난 기교와 멋이 흥을 한바탕 풀어놓는다. 1만원. ☎(032)420-2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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