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넘어 떠나신 어머니지만 그리운 건 말로 다 할 수 없다오. 수 천 편의 ‘시’(時)를 지어도 모자랄 겁니다.”

인천시민어버이대학 이현칠(71)이사장은 지난달 27일 저 세상으로 떠나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어머니 고 이연순(105)씨가 자신과 함께 살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다시한번 느끼게 된 것이다.

“105세의 나이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놓고 모두들 ‘호상’이라고 했죠. 그러나 저는 눈물만 흐르더군요. 어머니의 체취도 맡을 수 없고 가르침도 들을 수 없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젊은 시절, 농사일로 고생이 끝이 없으셨지만 고령에도 불구 지난해까지만 해도 밭을 가꾸며 자신의 일을 찾아 나섰던 어머니는 그야말로 정갈하신 분이었다.

부모와 자식 간의 말도 안 되는 사건들이 연일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지만 그에게는 남의 세상일이다.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겠지만 아무것도 없는 집안에서 5남매를 훌륭하게 키워내셨습니다. 때로는 사랑으로 때로는 자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해주셨죠. 돈을 쫓기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으라 하셨습니다.”

이 이사장이 40년 넘게 교직생활을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어머님의 이런 가르침 때문이었다.

아이들을 훌륭하게 가르치는 것은 곧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라며 흐트러지지 말 것을 강조해 온 것이다.

지난 99년 정년퇴직 이후에도 그는 쉬지 않고 인천시민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인천시민어버이대학을 설립하기도 했다.

“아직도 하루에 한번은 어머니의 방에 들어가 불을 켭니다. 아무도 없는 방안을 볼 때면 나도 몰래 눈물이 흐릅니다. 일흔 넘은 아들의 주책이라 할지 모르지만 그리움을 ‘시’로라도 쓰지 않으면 안될 정도죠.”

요즘 그에게는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생전의 어머니를 소재로 한 ‘시’를 짓게 된 것이다.

“한번 돌아가시면 다시는 못 볼 부모님께 잘하라는 말들이 있죠. 구태의연한 말일지 모르지만 결혼하면 부모와 떨어져 사는 요즘, 젊은이들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겁니다.”

자신의 어머니를 보면서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는 그.

“힘들지만 자식들에게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 어머니의 모습은 자식들로부터 존경을 얻게 됩니다. 공부만 강요하는 부모보다 사랑을 주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현칠 이사장은 인천 계양 토박이로 부평고와 소래고, 부천고, 영흥중, 광명중 등에서 교직생활을 했으며 평택시 학무과장 등을 지냈다.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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