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이규생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

비체육인 출신으로 인천시 체육회를 이끌게 된 이규생(55) 사무처장이 부임한 지 6개월 정도 지났다.

택시운수 노동운동때부터 송영길 인천시장과 맺은 인연으로 송 시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이 처장은 그동안 노동운동이나 정치계에서 잔뼈가 굵어 체육계와는 인연이 멀었던 게 사실. 작년 8월 시체육회 수장으로 부임할 당시에도 송시장의 측근이라는 사실과 비체육인이라는 점 때문에 인사과정에서 말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이 처장은 전국체전과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시체육회 사무처장직에 무리 없이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소 튀지 않는 온화한 성품에다 인화와 단결을 중시해 외부의 우려와 달리 체육회 조직을 안정되게 이끌고 있다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그는 "2013년 전국체전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대비해 인천의 엘리트체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데 체육회 운영의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또 "2014년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시나 아시안게임조직위와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나가겠다"며 시체육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체육회관 건립이나 경기 훈련장 건립 등 체육계 현안 문제에 대해서는 시와의 협조를 통해 반드시 마련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에 취임한 지 6개월 정도 지났는데, 소감은.

“사무처장으로 부임하면서 그동안 말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비체육인이 사무처장을 맡는다는 것이 체

육회 정서에 맞느냐 설왕설래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자생단체가 아닌 체육회는 시와 각급 기관, 단체 독지가 등 주위의 도움을 받아 시민의 정서를 대변하며 체육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체육회와 체육인을 보듬을 수 있는 화합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면 체육인, 비체육인 구분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반년이 지났는데 화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 체육회 발전을 위해, 또 체육인들의 대변자로서, 조력자로서 역할을 다할 생각입니다.”

비체육인 출신으로 조직 운영에 문제는 없는지.

“오랜 노하우를 갖고 있는 부서장들이 손발이 돼 목표를 향해 같이 뛰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그동안 사무처장 교체로 인해 내외부의 우려가 있었지만 화합과 소통을 바탕으로 전국체전과 각종 사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연착륙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시 재정난으로 체육회 살림살이에 어려움이 없는지.

“질문하신대로 올해 재정 사정이 매우 어렵습니다. 금년도 팀창단등 경기력향상을 위한 사업으로 지난해 보다 30% 증액된 예산을 요구했으나 100% 지원 받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8.1%가 증액된 272억원의 보조금을 받게 됐습니다. 그런대로 안정적인 예산이 확보돼 그동안 인천대, 인천전문대 통합으로 미아가 됐던 하키, 럭비, 소프트볼 팀을 체육회가 인수할 수 있었고 벽산건설 핸드볼팀도 해체후 기업체 지원으로 체육회가 운영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 체육회 부회장단과 협의해 우수선수와 경기단체에 직접 재정 지원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재정 확보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취임하자마자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시·도 종합순위 6위, 6대광역시 중 1위를 차지한 우리시 성적은 인천체육의 주체인 지도자, 선수, 경기단체 임원들의 노력, 시민들의 염원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임한 지 얼마 안돼 전국체전을 치르게 되면서 당시에는 여러 걱정과 근심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비체육인이 체육단체 수장이 됐다는 부담과 주위의 우려스러운 시선들에서 초연하기 위해 욕속부달(欲速不達)의 마음으로 인화단결(人和團結)하자는 초심을 정했습니다. 전국체전에서 좋은 결과를 낳게 돼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 체육행정의 역점방향을 어디에 두실 생각인지.

“지난해는 인천체육의 무한한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하면서 더 큰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한 해였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전국체전에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어려운 재정상황에서도 올해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해 체육회의 커가는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인천시체육회가 창립 30주년이 되는 중요한 해입니다. 올해에는 ‘강한체육회 - 비전1314’을 모토로 정해 강한 체육회를 만드는 원년으로 정했습니다. 체육회의 역량과 위상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2013년 전국체전과 2014 아시안게임에 성공적으로 대비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천체육의 10년후 희망을 준비하자는 것입니다.”

체육회 설립 후 처음 조직 개편을 단행했는데, 배경을 설명해 주시죠.

“시체육회는 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무처 조직이 90년대초 2과에서 3과로 증과되고 2008년 공공체육시설 위탁 운영으로 인한 부서가 신설된 것 외에는 한번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큰 변화 없이 체육회가 운영됐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나 2013년 전국체전, 2014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체육회 위상이 커지고 있는데 조직은 그대로여서 조직 개편을 하게 됐습니다. 골자는 그동안 1처 1차장 3과 1사무소로 돼있던 것을 사무차장제를 폐지해 결제단계를 축소하고, 1직급 1직책의 고립화돼 있는 조직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복수직급과 8개팀으로 나눠 팀 책임제를 도입한 것입니다. 정원을 늘리지 않고 인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체육회 현안인 사무실 이전과 훈련장 건립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이 문제는 체육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시와 심도있게 협의해 진행해야 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저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시가 방침을 정해 결정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가 2014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각종 경기장 시설 건설 등 재정적인 부담을 안고 있어 작년 말 선인체육관을 리모델링해 체육회관으로 사용하자는 안을 내놨는데, 가능하다면 그것도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인체육관을 이용하면 훈련장도 사용이 가능해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또 문학경기장 사용 방안

도 검토중인데, 체육회와 경기단체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만 확보된다면 고려할만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원칙은 제대로 된 체육회관 건립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최근 인천항만공사 조정팀이나 포스코파워 여자탁구단 등 실업팀이나 체육회 경기부가 많이 창단되고 있습니다.

“전국체전에서 우리 시가 타·시도와의 경쟁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하는데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대학부와 일반부 실업팀의 부족입니다. 체육회에서는 팀 창단 문제를 2013년 인천전국체전을 대비한 상위권전력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풀어가야 할 선결 과제로 인식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학 운동부는 수도권 규제로 인해 신규 대학 설립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기존 가천의과학대, 인하대 등에 계약학과 개설을 통해 육성을 도모하고 있고, 일반부 실업팀은 전국체전 미참가 종목을 중심으로 관내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창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내 민간기업, 공기업과 접촉해 협조를 이끌어 낼 계획입니다.

인천시가 생활체육회, 장애인체육회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인천체육을 이끌고 있는 3개 단체는 각기 역할과 조직의 특성이 있습니다. 당초 논의됐던 통합 문제는 중앙단체의 통합과 기능 등을 고려해 시간을 두고 추진해 나아가야 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통합하고 분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자치단체에서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을 관장하는 지역체육회가 통합해 운영하는 사례가 있지만 이는 인위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고 단체간 필요에 의해 이뤄진 것입니다. 우리 시도 통합의 필요성이 대두되면 자연스럽게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아시안게임조직위와 협력관계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지요.

“조직위 입장에서는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치르려면 체육회와 경기단체, 경기인 협조가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체육회에서도 각 경기단체에서 종목별로 1명의 담당관을 지정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직위 파견 직원을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늘려 아시안게임의 성공 개최를 적극 도울 계획입니다. 체육회는 성공적인 대회 개최의 중요성 만큼 사후 시설이나 재원의 효율적인 관리와 분배를 중요하게 생각해 대회 후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조직위와 협력체계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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