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건강정보 사이트인 ‘샘나’(www.samna.co.kr).

갖가지 질병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와 치료법은 물론 건강 상식, 민간요법, 최신 뉴스가 망라돼 하루 평균 수 만명의 네티즌이 다녀가는 이 인기 사이트가 인천에 사는 한 건설현장 근로자의 작품(?)이어서 화제다.

고필선씨(59·인천시 남동구 만수1동)가 운영하는 이 건강사이트는 얼마 전 페이지뷰 100만회를 넘었다. 2000년 초 문을 열었으니 불과 6년여만이다.



“”내가 건강하면 가족도 건강하고, 나라도 건강하지 않습니까. 어디가 아파 관련 자료를 좀 찾으려고 하면 속 시원히 찾기가 힘들더군요. 정보가 단편적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그래 내가 한번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학 건강정보를 한 곳에 모아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설현장에서 추락하는 바람에 몸을 다친 것도 큰 계기가 됐다. 인터넷을 뒤져도 건강회복 정보가 별로 없자, 그는 치료차 쉬는 김에 의학건강서적이란 서적은 다 사보고, 의학박사가 운영하는 전문 사이트에서부터 각종 기관이나 단체, 기업, 개인의 의학건강 사이트를 항해하며 유용한 정보를 모았다.

청정 제주처럼 깨끗하고 좋은 정보가 많다는 의미로 ‘탐나’라는 사이트 이름을 정했는데, 누군가 샘에서 맑은 물이 솟듯 좋은 정보가 계속 나온다는 의미의 ‘샘나’로 하라고 권유해 바꿨다.

사이트에는 아픈 증상별 치료약재, 질병자가진단 등 전문의학정보에서부터 삼림욕법, 몸에 좋은 건강차, 사상체질검사서 등 건강상식, 국가필수예방접종정보 등 꼭 알아야 할 보건정보, ‘트랜스 지방, 한국도 규제 강화’ 등 최신 정보가 망라돼 있다.

관련 사이트도 링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 본인 조차도 이제는 정보량이 얼마인지, 어느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일일이 찾아들어가지 않고는 알 수 없을 만큼 방대해졌다.

“어디서든 자료를 가져다 업데이트할 때는 허락을 받아요. 상업적으로 절대 이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정보제공을 한다는 약속을 합니다. 오늘 아침 모 대학 의대교수님께 전화드려 ‘훈제’에 관한 교수님 사이트의 의학정보를 퍼가겠다고 했더니 누구냐고 하세요. ‘샘나’운영자입니다 했더니 아 그 샘나요? 내 것보다 정보가 더 많을텐데요 하시며 바로 허락을 하시더군요. 책임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어요.”

사이트 방문객들은 고씨가 전문의인줄 알고 ‘병을 낫게 할 방도가 없느냐’고 전화로 애원하기도 하고, 이 많은 정보를 활용해 돈을 벌자며 끈질기게 매달리기도 하지만 그는 단호히 거절한다.

KBS 등 여러 방송매체의 수없는 출연제의도 거절했다. 다만, 방송에 필요한 건강정보를 모아달라는 요청에는 응해, 더 나은 정보가 시청자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돕고는 있다.

그는 인천, 일산, 울산 등 전국 각지 건설현장을 누비며 상하수도 등 배선설비를 하는 근로자다.

새벽 5시면 일어나 저녁까지 일하는 바쁜 삶이지만, 하루도 빼놓지 않고 자료를 업데이트하는 부지런함과 한 번 시작한 일은 끝장을 보는 성격이 전국 최고의 의학건강사이트를 만들었다.

“국내 최초의 초고속인터넷 통신망인 두루넷이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던 98년 12월, 그 한달 후에 제가 자체 제작한 홈페이지 문을 열었으니까 당시로서는 꽤 빨랐죠? 저는 독학으로 컴퓨터를 배웠어요. 제조업체에 다닐 때였는데, 아들에게 486컴퓨터를 사주고 나니 나도 컴퓨터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더라구요. 아들이 ‘자바어’를 알아야 한다며 책 한권을 사다줘요. 정말 뭐에 홀린 것같이 매일 책을 붙들고 앉아 새벽까지 씨름하면서 책을 마스터했어요. 홈페이지 만드는 것도 책을 사다 혼자 배웠어요. 첫 작품(홈페이지 :고바우)에 컴퓨터 독학하는 법, 홈피만드는 법 등 관련 정보를 잔뜩 올려놨더니 하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다운이 된 적도 있어요.”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서도 의학건강관련 정보가 집대성된 그의 홈페이지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샘나’에는 의학정보외 ‘중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이색코너도 있다. 조선족 여성과 결혼한 자신의 경험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서다. “법과 제도가 정한 절차에 따라 국제결혼을 할 경우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아내같은 좋은 인연을 만난 것처럼 다른 분들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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