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들이닥친 때 이른 한파로 노숙자 쉼터가 북적거리고 있다. 게다가 불경기로 인해 연탄과 저렴한 가격의 소형 난방기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8일 ‘인천 내일을 여는 집’ 노숙자 쉼터에 따르면 날씨가 쌀쌀해진 11월부터 하루 2~3명 정도가 쉼터를 방문 하거나 혹은 전화로 입소 문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쉼터 입소자 연령은 40대가 대부분이지만 실직이나 파산 등을 이유로 20~30대도 무려 7명이나 생활하고 있다.

쉼터 입소자 김모(26)씨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족이 모두 뿔뿔이 헤어지게 됐지만 갈 곳이 없어 찜질방에 있다 이곳에 오게 됐다”며 “찜질방에서 5일 동안 생활했지만 아무것도 먹지 못해 굶었다”고 말했다.

노숙자 쉼터에 따르면 현재 인천지역 노숙인 수는 약 70~80명 정도로 추정, 9일 부터 내년 2월까지 부평·계양구와 함께 현장에서 이들을 위한 본격적인 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쉼터 관계자는 “그동안 감소추세를 보였던 노숙인들이 경기불황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다 겨울까지 다가와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지역 연탄가게들도 갑자기 늘어난 주문에 정신이 없는 상태.
남구 용현동 K연탄은 하루 1만~2만장 정도 판매하고 있다.

예년에는 소규모 미용실이나, 꽃가게,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서 주로 이용했지만 올해는 연탄으로 난방하려는 일반 가정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남동구 구월3동 D연탄도 날씨가 추워지면서 하루 6~7천장의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연탄을 직접 가져와야 하지만 전국각지에서 몰려든 상인들로 인해 연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연탄 가게를 운영하는 이명남(62·금곡동)씨는 “1장에 320원 하는 연탄을 대량 구매하지 못해 쩔쩔매는 사람들을 보면 어려운 경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전자제품 마트들도 저렴한 가격의 난방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H마트 부평점은 지난 7일 하루 판매한 선풍기용 히터만도 40대가 넘는다고 밝혔다. 가격대가 3만 원대 부터 시작해 부담 없이 추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J랜드 계양점도 3~10만 원 대 히터와 4~5만 원 대 전기장판 등이 잘 팔리고 있다.

가전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 10월이 유독 따뜻해 지난해만큼 실적은 안 되지만 며칠 동안 재미를 보고 있다”며 “일반 가정들은 가격이 비싸고 전기료가 많이 나오는 난방제품은 피하고 보조용 난방 기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경·조자영기자 lotto@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