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분야 :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세계로 발돋음했다. 경제 규모에 비해 밖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은 그동안 '한국전쟁'과 '분단 국가'로만 기억됐지만 올림픽과 월드컵 이후 세계인들의 인식은 조금씩 달라졌다.

인천은 2014년 제17회 아시안게임을 유치했다. 아시안게임 개최로 인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동북아 경제 허브와 국제도시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경제적 파급 효과를 통한 국가경제와 지역경제 활성화도 꾀하겠다는 생각이다.

40억 인구의 아시아 45개국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은 규모로써는 올림픽과 월드컵에 버금가는 스포츠 행사지만 대내·외적인 관심도는 세계 대회에 비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경제적 파급 효과는 만만치 않다.

중국 광저우시 사회과학원은 광저우시가 제16회 아시안게임 개최로 8천억위안(한화 136조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광저우시 홍보 효과와 관광 수입 증가, 도로와 건물을 비롯한 사회적 기반 신설 확보로 인한 파급 효과까지 계산한 것이다. 물론, 상당수 경제적 효과 예측이 부풀려진 경우가 많지만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은 충분히 뒷받침한다.

인천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12조9천328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 봤다. 특히 5조5천575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와 26만9천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함께 발생한다고 예측했다.

인천시는 전임 안상수 시장 시절부터 국제도시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국제항을 토대로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했고, 외국 자본은 물론 국제기구, 외국 명문 대학 및 병원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아시안게임 개최도 연장선상이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한 막대한 예산에 비해 외자 유치는 저조한 실정이며, 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서기로 약속했던 국제기구와 외국 대학 등은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 준비도 쉽지만은 않다. 경제자유구역과 각종 개발사업에 쏟아 부은 예산으로 인천시 곳간은 비어 있고, 정부의 재정 지원도 장담할 수 없다. 인천이 광저우 대회처럼 자국과 글로벌 기업들의 후원·협찬 계약을 이끌어낼지도 의문이며, 주변 도시들의 경기장을 아시안게임에서 활용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출혈도 감수해야 한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규정한 경기장과 기반시설을 만드는데 대략 1조6천112억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추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시안게임 경기장 주변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상당수 체육시설과 공원은 건립이 무산되거나 축소됐다. 시의회는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인천 조직위가 OCA 측에 지급하는 대회 분담금과 아시안게임 개최 직전 해(2013년) 프레(테스트) 대회로 아시안실내게임을 치러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OCA 헌장상 아시안게임 개최 도시는 대회 수익금의 33%를 OCA 측에 분담금 형태로 전달해야 하며,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노하우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OCA는 테스트 대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인천 조직위 측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에 앞서 세이크 아마드 알-파하드 알-사바(Al-Sabah) OCA 회장과 분담금 규모를 하향 조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공식적인 발표는 미루고 있다.

2014년 아시안게임은 인천의 도시 경쟁력을 향후 수 십년 간 좌우할 수 있는 커다란 이벤트다. 성공적인 개최는 경제적인 이득과 함께 인천을 대내·외로 알리는 효과를 낳지만 대규모 적자 유발이나 무관심 속에서 대회가 치러진다면 그 부담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송영길 시장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대회기를 인수했다. 공식적으로 차기 대회 개최를 선언한 것이다. 4년 뒤 인천은 아시안게임을 치러야 한다. 남은 것은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다.

대회 반납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우려섞인 목소리들이 나왔지만 인천시와 인천 조직위 측은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종목·장소별로 계획단위를 설정하고 소요 예산과 인력·물자 등을 산정하는 기능별 대회 운영 계획 수립에 착수한 조직위는 올해 중으로 광저우 대회와 비교 검토를 통해 내년 2월까지 기능별 대회 운영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후 대회 운영을 위한 최종 실행계획 수립 이전에 시행 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1경기를 모델로 지원분야와 함께 세우는 표준운영 계획 수립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표준운영 계획 수립은 내년 8월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천 조직위는 대회 준비 상황을 OCA 측에 내년 6월과 12월 두 차례 리포트 형식으로 제출하고, 내년 7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30차 OCA총회에서 준비 상황도 보고한다. 또 OCA와 업무 협의·조율을 위해 제2~3차 인천 아시안게임 OCA조정위원회를 내년 2월과 9월 송도컨벤시아 등에서 개최하는 동시에 OCA 측에 내년 4~12월 연락관도 파견해 연락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최근 오만 무스캇에서 열린 OCA집행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한 인천 아시안게임 종목에 대한 경기 프로그램도 수립한다. 올림픽 28종목과 비올림픽 8종목으로 구성한 인천 아시안게임 종목을 두고 오는 2013년 12월까지 경기단체와 세부종목 선정 및 경기일정을 합의한다.

특히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2014년까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등 국제경기단체와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우선 내년 동안 국제경기단체 임원들을 초청해 기술대표와 국제심판의 확보 방안, 경기장과 경기운영 관련 업무 등에 대해 업무협의를 갖는다.

대회 운영시설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도 착수한다. 내년 한 해 경기장 30개와 훈련시설 11개에 대한 경기단체 전문가와 자문회의 및 합동 현장 조사를 펼치는 한편, 노후 경기장과 규격에 미달하는 경기장에 대한 시설 리모델링도 오는 2013년 6월까지 추진한다. 선수촌 시설에 대한 OCA 승인을 내년 12월까지 마치는 동시에 대회정보시스템 구축에도 착수해 2013년 3월까지 최신 IT시술을 접목한 대회 운영 준비를 마무리한다는 생각이다.

대회 핵심인력 양성에도 돌입한다. 오는 2014년까지 경기운영요원과 심판요원을 체육인재육성재단과 연계해 길러내고, 아시안게임 참가 국가에 관심이 있는 수도권 시민과 학생, 기업인, 종교인, 다문화 가정, 외국인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서포터스를 참가국별 200명 정도로 양성한다. 인천시 공무원을 대상으로는 국가별 담당관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주관방송사와의 협약과 미디어촌 운영 방안 마련을 내년 중에 마무리하고, 아시안게임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문화행사 종합계획 수립과 대회 마스코트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제작, 시민 참여 분위기 조성을 위한 홍보활동도 전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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