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과기능장.’
빵과 과자 만드는 것에 관한 한 달인의 경지에 올랐다는 공인이다.
많은 제과제빵인이 있지만 기능장은 전국에서 200여명. 안창현씨(47)는 지난 97년, 기능장이 30명도 안되던 때 국가공식절차를 거쳐 기능장을 획득했다.

인천을 다니다보면 눈에 띄는 ‘안스 베이커리’가 바로 그의 빵 공장이자 매장이다.




15년전 문을 연 구월점(구월팬더아파트앞)을 선두로, 만수점, 부평점, 효성점을 열었고, 광명시까지 매장 5곳을 갖고 있는 안씨. 한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받아다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1매장1공장 원칙에 따라 각각 직원들을 두고 매일 만들어 파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제과점 이름인 ‘안스(An’s)'는 제 형님과 함께 한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기술상무로 제과제빵 현장을 맡고 있고, 형님은 매장운영 등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인천과 인연을 갖게 된 것도 이곳에서 공직 및 사회활동을 하는 형님의 권유때문이었습니다.”

250여종의 빵, 과자류 등이 진열된 매장은 얼핏 보면 여느 제과점들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한번 빵 맛을 본 사람들은 그 진면목을 알고는 다시찾곤 한다. 100% 호주산 유기농 밀가루만 쓰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원칙에 그의 열정과 철저한 품질관리, 노하우가 가미되기 때문이다.



“28년째 빵을 만들고 있지만, 사실 요즘도 매일 빵반죽을 할 때면 마음이 설레요. 오늘은 어떻게 빵이 만들어져 나올까하는 기대때문입니다. 이스트라는 자연효소를 이용해 만드는 빵은 그날의 반죽정도, 온도, 발효시간 등에 따라 천지차이의 맛을 내므로 같은 사람이 매일 만들어도 빵맛이 조금씩 달라요. 제과기능장을 땄다고 자만하거나 게으르면 안된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제품을 못만들면 고객은 바로 외면하시거든요. 직원들과 일하면서도 성실히 만들자는 다짐을 함께 하곤 합니다.”

30여년 가까운 세월을 말 그대로 하루같이 살아온 안씨.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아 서울에서 아이스께끼라는 얼음과자를 팔아야 할 때도 있었던 그가 고교를 중퇴하면서까지 택한 길이었기에 도중에 손을 놓아서도, 적당히 해서도 안되었다.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바쁜 일과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국내에서 배움에 성이 차지 않았던 그는 우리보다 앞선 일본의 제과제빵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독학으로 일본어를 배워 1년과정의 일본유학을 떠났다. 말이 유학이지, 낮에는 돈을 벌고 저녁에는 요리아카데미를 가는 힘든 과정이었다. 빵의 달인이 되다보니 쵸콜릿, 설탕공예 등 관련 분야 기술도 홀로 익혀 상당 수준에 올라있다.

그는 분주한 가운데도 제과업계 발전과 후학양성에는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다. 한국제과협회중앙위원회 기술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유럽, 미국 등 각지에서 열리는 국제제과기능대회 심사위원 및 전시회, 세미나의 한국대표로 자주 참석을 한다. 7년전부터는 수원여대 제과제빵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파티쉐(제과제빵전문가)라는 말이 널리 알려지기 전만 해도 사실 이 분야는 3D업종으로 젊은이들이 기피할 정도였습니다.



노동강도가 여간 센 것이 아니거든요. 다행히 요즘은 열정과 성실함으로 제과제빵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많아져 좋습니다. 그들에게 이런 말을 하지요. ‘조금씩 조금씩 너의 목표를 키워가며 꿈을 이뤄라. 도전해서 무엇인가를 이룬 사람만이 그 기쁨을 알며, 그렇기 때문에 또 다른 도전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라구요. 젊은 시절, 당시 산처럼 높아보였던 한 제과제빵 달인만큼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며 달려온 저의 지난날이 생각나는군요.(웃음) ”

그는 제과점, 카페, 베이킹스쿨 등을 갖춘 토털베이커리 숍을 갖고 싶다는 꿈은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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