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광들이라면 부산영화제가 끝났다고 한숨을 놓을 틈이 없다.

10월이 지나고 11월로 들어서면 극장가는 전통적인 비수기라고 하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갖가지 기획전, 소형 영화제가 줄을 잇는다.

멀티플렉스에서 상영되는 상업영화들이 '지긋지긋한'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 켄 로치 영화제 = 10월27일~11월8일. 서울 대학로에 있는 하이퍼텍 나다가 마련하는 감독 회고전이다.

감독 회고전은 이번이 15번째. 켄 로치는 영국의 정통 좌파 감독. 1969년 데뷔한 이래, 정치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일관되게 만들어왔다.

영국을 넘어 유럽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대접받고 있는 인물. 이번 회고전에는 켄 로치의 영화 데뷔작인 '케스'를 비롯, 초기작인 TV영화 '캐시 컴 홈'부터 대표작인 '하층민들', '히든 아젠다', '레이닝 스톤' 최신작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까지 총 14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특히 국내에 개봉되지 않은 초기 걸작들을 만날 수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 11월9~14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 지난 2003년 출범해 올해로 4회를 맞는 국내 유일의 국제 경쟁 단편영화제.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은 'R U Short?(아 유 숏?)'. '그녀에게', '귀향'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단편을 비롯해 36개국 총 53편의 경쟁부문 진출작이 상영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 특별 프로그램으로 32편이 더 상영될 예정이다. 영화배우 안성기가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올해 심사위원은 영화감독 이준익과 김미희 싸이더스FNH 공동대표 등이 맡는다. 영화배우 김지수는 특별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11월15일~11월19일까지. 일본의 문화청이 직접 후원하는 행사로 주로 최신의 일본작품 18편이 상영된다.

개막작 '편지'와 폐막작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가 대표적인 작품.. 최신 일본영화들을 비롯해 사카모토 준지, 미이케 다카시, 이누도 잇신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감독들의 작품과 국제영화제 수상작들도 다수 상영된다. 영화제 기간동안 상영작 감독과 배우들도 다수 방한한다.
오동진 영화전문기자 ohd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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