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상방’의 박충규 대표(49, 인천시 계양구 평동).
그는 40년 가까이 나전(자개) 칠기를 만들어온 부친 박남암옹(90세)의 뒤를 이어 전통민속상을 제작하고 있는 장인이다. 박 대표의 상 제작 이력만 25년이니 20대 중반부터 나무와 함께 산 셈이다.
시대 흐름에 맞춰 부자는 나전 대신 디자인과 칠, 문양 등을 현대적으로 바꾼 전통칠기상을 제작 판매하기 시작했다. 제법 큰 상점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고령이신 아버지의 은퇴와 인터넷쇼핑몰의 등장으로 사업은 다시한번 전환기를 맞았다.
“사업이 어려워 전업을 할까 고심한 적도 많을 만큼 고비가 있었어요. 기존의 제작, 판매방식으로는 승부를 걸 수 없겠더라구요.” 박 대표는 공장겸 창고를 현 자리인 계양구 평동 넓은 부지로 옮기고 본격적으로 새 상품 개발에 나섰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원터치식 자동다리. 커다란 교자상의 다리를 펴서 고정시키는 기존의 방식이 어렵고 고장이 잘나는데다, 새로 나온 플라스틱형 다리고정틀도 영구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그는 ‘원터치 반 자동다리’를 고안해냈다. 상판과 다리가 쇠로 고정돼 있어 망가질 염려가 없고, 동그란 단추 하나로 상다리를 접고 펼 수 있어 힘이 들지 않는다. 이 장치는 정식특허를 받았다.
교자상도 체리색이나 검은색의 전통칠기만으로는 요즘 유행하는 젠스타일의 현대식 가구와 어울리지 못한다고 생각해 은은하면서도 세련된 색감의 젠스타일 교자상을 창안했다.
박 대표는 대다수 사람들이 상과 함께 제기, 병풍, 고가구 등을 세트로 구입한다는데 착안해 남원, 대구 등 각지의 장인들과 연계해 다양한 제품도 내놨다.
박씨상방은 10년째 까르푸 전국매장에 단독으로 상 제품을 납품하고 있기도 하다. 대형 마트 독점납품은 규모나 제품의 질 면에서 전국적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이므로 박 대표로서는 의미가 크다.
“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koreasang.co.kr)를 많은 분들이 애용하십니다. 외길을 걸으며 더 나은 제품을 만들려고 애써온 저희의 숨은 노력을 조금이나마 인정해주시니까 감사할 뿐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연구를 해 독특하고 견고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