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국제금융 거점 육성을 목표로 추진중인 청라 경제자유구역이 외국금융기관 유치가 실효성이 없는데다 외국인 직접 투자도 상당히 미흡해 당초 취지가 크게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청라지구 개발사업자인 한국토지공사는 외국 금융자본과 외국기업 유치보다는 고급택지 개발, 골프장 건설, 테마파크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어 본래 의도와 다르게 단순 국내용 신도시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30일 토지공사가 국회 건설교통위 유필우(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토지공사는 청라지구내 국제업무지역 사업자로 선정된 와코비아-대우건설 컨소시엄을 통해 호주계 알코파이낸셜그룹, HSBC, ABN-AMRO 등 외국 금융기관을 국제업무지역에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나 지금까지 유치 타당성에 대한 검토작업을 벌인 적이 없어 실제 유치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청라지구는 외국금융기관 유치 가능성에 대한 검증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사업자가 사업제안 내용대로 금융기관 유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에 대비한 제도적 장치가 없어 사업 제한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청라지구는 외국 금융자본과 외국기업 본사, 다국적기업 아태본부를 유치해 국제금융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 아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사업 시행자인 토지공사가 고급택지 개발, 골프장 건설, 테마파크 조성 등을 통해 국내 부유층을 끌어들이는 명품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단순 국내용 신도시에 불과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청라지구는 현재까지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가 총 사업비(31조원)의 0.76%인 2천384억원에 그쳐 개발과정에 외국인 직접투자가 도외시된 채 국내자본을 통해 사업이 추진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인천시가 지난 2003년 작성한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청라지구의 총 사업비는 31조원(주거용지 18조원, 상업용지 7조원, 산업용지 2조원, 관광레저단지 4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외국인 투자규모는 국제업무타운 사업 1천870억원, 골프장사업 443억원, 테마형 레저 스포츠단지사업 71억원 등 2천384억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토지공사는 지난 7월 청라지구 기공식 당시 이 지역 개발로 인한 경제유발 효과가 생산 효과 114조, 고용 효과 27만7천명 등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으나 이는 충분한 분석 작업을 거치지 않은 채 급조해 만든 인천발전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인용한 것에 불과해 신뢰하기 어려운 분석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유 의원은 “청라지구는 당초 세계 유수 금융기관을 유치해 외국인들이 비즈니스 활동을 하기에 편리한 환경을 만들어 동북아 금융비즈니스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개발사업자가 제안한 외국 금융기관 유치계획의 실효성이 의문시되는데다 외국 투자유치도 미미해 본래 취지가 크게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본래 목적을 살리려면 외국금융기관 유치의 타당성에 대한 면밀한 평가작업을 벌여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며, 사업 실질투자에도 외국인 직접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구준회기자 jh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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