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물론 전국이 유비쿼터스 시스템이 구축된 도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이버범죄의 유형과 수법 등은 날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온라인공간을 치외법권으로 방치할 수 없는 현실이죠.”


인천 계양경찰서 지능2팀 김준태(36) 경장은 이름난 사이버 전문수사관이다.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김 경장은 40여건의 사이버관련 범죄를 단속, 이 부분에서 수위를 차지했다.

김 경장 덕택으로 계양서는 62건을 단속, 중부서(46건)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하는 영광까지 얻었다.

단속 건수가 결코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연신 겸허한 손사래를 치지만, 사이버범죄에 관한 그의 지론을 듣고 있자면 범죄의 심각성은 예상보다 컸고, 그 대비책은 미미하게 느껴진다.

김 경장은 사이버범죄가 대체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연령대가 하향화될 뿐더러 피해규모도 전국적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9월 김 경장은 대포폰 및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이용, 물품을 판매하겠다고 속여 37명으로부터 총 1천900만원 상당의 금액을 갈취한 범인을 잡았다.

진정을 낸 피해자는 16세 여학생이었고, 가해자는 18세 청소년이었다. 같이 잡힌 공범 5명도 역시 미성년자였다는 것이다.

“그들이 법적 대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앞길이 창창한 청소년이란 점 때문에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기까지 했습니다.”

김 경장은 무엇보다 사이버공간에서의 윤리의식을 일깨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온라인 덕분에 투명사회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은 사실이고, 또한 거부할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인터넷 공간을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곳으로 이끌 수 있도록 중지를 모으지 않으면 다수의 청소년 전과자를 양산할 판이라고 강조한다.

한편, 김 경장은 ‘대포통장’이나 ‘대포폰’을 근절하기 위한 법률적 근거가 시급한 현실이라고 짚었다.

사이버범죄의 90% 이상이 대포통장을 이용해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포통장에 관한 처벌근거가 없는 탓에 수사에 어려움이 많단다.

김 경장은 강화 출신으로 대학에서 동물자원학을 공부했다.

전경으로 군생활을 하면서 경찰세계의 매력을 느끼게 됐고,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입문하게 됐다고 한다.

사이버 수사를 맡은 지 이제 2년 반. 사이버수사의 비법을 묻자, 컴퓨터와 사이버공간의 매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김 경장은 범행에 사용된 데이터를 찾아내는 등 컴퓨터 분석 능력을 키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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