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현천이라고 들어보았는가?

짐작대로 남구 용현동과 중구 신흥동을 사이에 두고 흐르는 하천이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화의 진행으로 상부가 복개되고 인근지역의 생활하수가 모여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경인고속도로 종점에서 제2경인고속도로 방향 낙섬배수문까지 800여m 구간(폭20m)을 흐르는 하천이 용현천중에서 미복개구간으로 남은 구간이며 제2경인고속도로 종점부근에 갯골 유수지가 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관할당국의 구체적인 관리계획이 세워지지 않아 이 구간을 두고 자연하천으로의 복원이냐와 복개를 통한 매립이냐에 대해 논쟁이 벌어져왔다.

최근에는 지역의 몇몇 기초지자체 의원들이 나서서 갯골 친수공간 조성 예산까지 마련된 용현갯골 유수지마저도 매립을 요구하고 있다.

인근 지역주민들은 생활하수가 흘러들어 여름철이면 모기떼가 극성이고 악취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복개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환경단체들과 학계, 전문가들은 용현천으로 흘러드는 오폐수를 차집하고 하천바닥을 준설한 후 악취와 수질개선을 위한 수질정화식물을 심고 친생태적인 호안공사를 실시하여 친수공간으로 만들자는 의견이다.

시민 녹지공간이 더 확보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주민들의 악취, 해충으로 인한 불편함도 해소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용현천 하부의 갯골 유수지 옆에 건설되고 있는 학익하수종말처리장이 완공되면, 여기에서 고도정화처리한 물을 그냥 바다로 버리지 않고 용현천으로 흘린다면, 다시금 용현천은 ‘죽음의 공간’에서 많은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생명의 보금자리’로 ‘시민들의 쉼터’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용현천 하구를 철새가 찾아오는 살아 숨쉬는 친수공간으로 만들면, 가족과 연인의 휴식공간으로도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하천관리의 시대적인 흐름이 ‘자연형 생태하천으로의 복원’이다.

서울의 청계천 뿐만 아니라 강남 양재천과 안양천 등 크고 작은 하천들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시키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거듭난 좋은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우리 인천에서는 큰 하천살리기에 열중하고 있지만, 이제는 ‘작은 하천과 녹지’들도 함께 살리는 데도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특히 녹지와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구도심권에 위치하고 있는 용현천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생물서식공간이 부족한 도시에서는 산과 공원 등 녹지와 더불어 하천은 도시생태계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

특히 하천은 생물종다양성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이며 도심지내 녹지확보와 생물종 다양성을 위한 주요한 거점이다.

더구나 용현천은 갯골로 바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바다와 만나는 독특한 생태계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용현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살리고 이어서 용현천 끝자락에서 신배수문까지 이어지는 유수지 옆 수Km를 공원부지로 만들면 바다와 어우러지는 생태거점지역이 될 것이다.

인천 앞바다에서 헤엄치고 개천에서 물장구치고 물고기를 잡던 기억을 과거의 일로만 회상하지 말고 앞으로 우리의 자녀들도 할 수 있는 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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