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말일이면 인천시가 발행하는 월간지 ‘굿모닝 인천’이 나온다. 지난달 30일에도 시청 4층에 자리잡은 편집실로 출판사에서 갓 나온 2006년 1월호가 배달됐다.

이번호는 신년호답게 표지가 ‘계양산 일출을 보며 새해소망을 꿈꾼다’. 첫장 목차를 잇는 면은 아니나 다를까 ‘병술년 개(犬)성시대’, 애견 카페, 애견 미용학원, 애견 의류제작업체, 애견미용학과까지 이색지대를 두루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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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넘기자 이달에 추천할만한, 인천의 가볼만한 곳. 매달 가장 심혈을 쏟는 꼭지이자 잡지의 얼굴이 되는 면이다. 전적으로 책임지는 이는 유동현(47) 굿모닝인천 편집장. 기획에서부터 사진작가와 기행을 하고 기사를 쓴 후 제목을 뽑고 사진을 배치하는 일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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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 어디를 보여줄까에서부터 사고를 출발합니다. 아름다운 곳을 발굴하는데 초점을 두지요. 인천의 정체성이 담긴 숨어있는 곳이 무궁무진하거든요. 무심코 스치고 지나간 구도심에서, 인근 섬들, 특히 강화도는 지천입니다.” 인천의 숨은 비경 관광가이드를 맡기면 누구보다 자신있다며 환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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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편집장이 나서 자란 곳이 인천이다보니 삶의 이력만큼 앉아서 꿰뚫을 수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하면 오산이다. 바쁜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디카를 들고 무작정 나선다. 여기저기 사진으로 담아 소개할만한 곳인지 고민하고, 대형 서점에 가 잡지를 뒤져보고, 또 다시 거리로 나서고…. 역마살을 감당 못해 흘러다니는 방랑객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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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그의 자리 뒤편에는 메모장이 하나 있다. 말에 따르면 ‘아이디어 페이퍼’. “불현듯 떠오르는 단어, 혹은 대상들을 적어놓습니다. 남들은 못 알아봐요. 악필이거든요.” 빼곡히 적혀있는 글자들이 재산이자 동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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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인천 편집장으로 일해온 세월이 오는 3월로 만 9년. 부임 당시 기억을 옮기자면 반상회보 수준의 10여쪽 시정지가 있었단다. “일방적 홍보가 아닌 시정 소식지를 만드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관공서 색깔은 가능한 지양하고 친근감을 주려 당의정을 넣었습니다. 그러면서 인천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잡지여야 한다는 거죠. 최종 목적은 정주의식을 불러일으키데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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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시는 일반잡지로 가는 것을 우려했다. 시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을 재미있게 풀어야 한다는 당위적 논리로 설득시켰다. 통·반장 일색의 독자층이 차츰 일반 시민으로 확대되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굿모닝을 통해서 시가 하는 일을 알게 됐다는 독자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발행부수가 9만을 넘습니다. 이중 7만부는 가정에 배달돼죠. 이들중 자발적 독가가 60%가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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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어로 부분 번역, 100여 개국에 보내진다. 해외 무역상사와 공관직원, 인천 출신 교민들이 보내오는 고향을 그리는 편지가 잡지의 국제적 영향력을 그대로 입증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홍보차 터어키에 갔을때 일입니다. 그곳에서 만난 대사가 굿모닝 인천 편집장이라고 소개하자 잡지를 잘 보고 있다고 반기더군요. 순간 유명세에 어깨가 으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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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편집장을 포함해 편집위원이 셋, 행정일을 맡은 직원 한명, 프리랜서 사진작가 둘. 60페이지 중 광고로 할애한 지면은 단 2면. 한꼭지 한꼭지 발품이 배어 있다. 설럴설렁이란 단어는 애초부터 이들과 거리가 멀다.
“편집이 끝날 때쯤이면 제대로 나올지 느낌이 옵니다.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어요. 다음호를 만들때까지 울적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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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많은 그다. 바람을 얹는다. “60페이지중 24면이 컬러입니다. 기왕이면 인천의 아름다움을 전면 컬러로 담고 싶어요. 세계로 나가는 잡지잖아요. 흑백톤이 많다보니 인천모습이 칙칙해보이지 않을까 신경이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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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졸업후 잠깐 거친 제약회사 홍보실과 인력개발회사 월간파트 편집장 시절을 합치면 잡지쟁이로만 20년 세월이다. 시청이라는 경직된 공간에서 잡지사 분위기같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본인의 자리가 마냥 행복하다고 말한다. “지적·장소적 호기심을 풀어줄 수 있다는 면에서 매달 새로운 일을 하는 기분입니다. 찾아낼 곳이 아직 무궁무진하거든요. 이것을 드러내 세상에 알리는 것이 보람입니요.” 하고픈 일을 하는 그는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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