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와 문화방송이 프랑스를 상대로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위한 국제소송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외규장각 도서 반환이라면 프랑스의 반대가 워낙 심해 정부 차원의 협상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민간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제 소송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외규장각 반환소송의 예처럼 문화예술분야에서의 시민단체 혹은 개인의 활동 폭이 넓어지고 적극적인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문화연대가 거시적인 담론과 정책을 상대로 대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반면 지역별로 이루어지고 있는 시민 개개인의 참여와 활동은 보다 미시적이기는 하나 단단하고 건강한 문화예술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지역별 시민참여의 형식은 두 가지로 구분하여 그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시민의 일상적인 문화예술활동이고 두 번째는 적극적으로 문화예술환경에 개입하는 것이다.

시민의 일상적인 문화예술활동은 인천문화재단의 문화캠페인을 예로 들 수 있다.

캠페인의 내용은 ‘시민 개개인이 시간, 돈, 공간의 1%를 투자하여 문화와 예술이 생활 속에서 함께 숨쉬는 인천을 만들어보자’는 것인데, 요지는 일상적인 삶에서의 문화예술 수용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우리네 삶의 일상적이고 자유로운 문화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직접 아마추어 문화예술활동을 할 수도 있고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할 수도 있다.

이러한 활동은 전문예술활동의 수요를 이끌어내고 나아가서는 보다 좋은 공연과 전시를 보고자 하는 욕구를 증대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문화예술환경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활동은 경기문화재단의 시민모니터링활동, 문화연대활동, 인천문화재단의 시민컨설팅단활동 등 지역별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문화예술 수용자들은 많은 구경거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구경거리, 삶을 풍요롭게 해줄 구경거리를 원한다.

양질의 문화생산물에 대한 욕구인데 정부나 지원기관의 정책은 이러한 욕구를 빠르게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시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양질의 문화생산물을 만들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고민과정에 개입하고 구체적인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예를 들면 경기문화재단의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시민은 지원주체인 재단과 생산자인 현장예술가가 지원제도와 정책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매개역할을 하며 개입하고 있다.

소통은 지원사업자의 사업을 참관하고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요구와 상황을 재단에 전달하는 과정이다.

아울러 지역문화예술환경에 필요한 제도와 인프라의 확충 등을 요구하거나 현장의 묵은 관행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일상적인 문화예술활동과 적극적으로 문화예술환경에 개입하는 활동은 문화예술 수용자로서 시민의 역할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문화예술이 특정 계층만이 향유하거나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주어진 여건 내에서 즐기고 행동할 수 있는 문화민주주의의 실현에 한 발짝 다가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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