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수도 인천! '도시 경쟁력을 키우자' 6. 기업이 중심이다

도시 발전에 기업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예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울산과 포항을 보면 알 수 있다. 울산의 현대자동차, 포항의 포스코가 이들 도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많은 수의 시민들이 직·간접적으로 현대자동차, 포스코와 관련한 일을 한다. 또 안정적인 수입을 얻는 근로자들 덕분에 음식업 등 각종 지역 서비스 산업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인천 경제를 말할 때 GM대우가 빠지지 않는다. GM대우 공장이 잘 돌아가야 인천 경제가 발전한다는 등식이 성립된 적이 있다. 실제 1990년 중반 옛 대우자동차 시절 직원들 월급날이면 부평을 중심으로 인천지역 서비스 업종 상점들의 매출이 다른 날보다 올랐다.

이제는 기업이 도시를 먹여 살린다. 최근 사업 문제로 대두한 실업문제를 풀 수 있는 주체도 기업이다.

이에 따라 경제수도 인천의 중심에는 기업이 있어야 한다. 경제 활동의 원동력은 기업이다. 기업이 활동하기가 가장 좋은 도시 인천을 만들어야 경제수도 인천을 완성 할 수 있다.

▲ 기업들의 탈인천

개항기부터 인천은 산업의 중심지였다. 항만 보유로 각종 원자재 수입과 수출이 편해 많은 기업이 인천에 둥지를 틀었다. 1960년대 인천에 국산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폭발적으로 기업이 모였다. 기업과 공장이 잇따라 생기면서 일자리를 찾아 타지역 사람들이 인천에 왔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인천을 떠나는 기업들이 속속 발생했다. 준공업 지역에 아파트 건설이 허용되고, 공장 인근에 주거시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탈인천 기업들은 줄을 이었다. 최근에는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부족한 산업용지, 개발 사업 진행 등으로 이 속도가 빨라졌다.

얼마 전 인천시의 조사에서 개발대상지 내 이전대상 업체수는 2천200여개다. 인천상공회의소 조사 결과, 2003년부터 6년 동안 인천을 빠져나간 기업은 613개였다. 이는 전입기업 491개보다 122개나 많은 것이다. 전출기업 중 제조업은 73.2%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지만 전입은 62.7%에 불과하다.

가까운 사례로 인천지역 주물업체 23곳이 충남 예산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예산군과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지난 2월 인천상의 조사에서 탈인천을 한 기업들 중 22%가 인천 내 부지 협소로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고 답했다.

▲ 기업 중심의 경제수도 정책

송영길 시장은 1조원 중소기업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성장동력이 될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지자체에서 막대한 규모의 펀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만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지자체가 기업 중심 정책을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지자체가 가진 권한, 예산을 고려하면 한계가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먼저 기업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새로운 조사를 할 필요는 없다. 이미 지역 내 경제단체들이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산업용지의 해결이 선행과제다. 2003년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 후 기업들이 겪는 애로 중 하나는 치솟는 부동산 가격이다. 공장 확장이나 지역 내로 이전을 하고 싶어도 높은 가격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산업용지 부족은 인천상의가 직접 산업용지를 만들겠다고 나설 정도로 심각하다. 인천시는 이 문제를 풀려고 검단산업단지 조성을 하고 있지만 모든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 빠른 시일 내에 저렴한 가격으로 입주가 가능한 산업용지 확보가 시급하다.

인천상의는 인천시가 신규 산업단지 조성 방안을 찾고, 정부와 지자체는 기업들이 공장 이전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 부담금 경감을 위한 대안 마련과 함께 공장용지 확보를 위한 기업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잘못된 행정을 바로 잡아야 한다. 주안국가산단의 경우 관할 자치단체만 남구, 서구, 부평구 등 3곳이다. 3개 구 관할로 인해 통합 관리가 어려운 상태다.

시가 적극 지역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구매하거나, 공사에 참여시키는 등 재정을 통한 지원도 필요하다. 비슷한 수준의 지역 기업 생산 제품 등을 시 및 각 구·군에서 사용하면 생산 확대에 따른 일자가 증가하는 등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 이현구기자 h1565@i-today.co.kr


"항만 기능 강화… 경쟁력 향상 시급"
[인터뷰]홍준호 인천시 경제수도추진본부장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는 공항, 항만이 있는 도시가 경제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경제수도 인천도 지역에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새롭게 건설되는 송도신항이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홍준호 인천시 경제수도추진본부장은 다른 도시의 예를 들어 인천이 경제수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베를린은 함부르크 항만을 국제 물류의 중심이 될 수 있었다. 유럽의 대표 공항이 소재한 프랑크푸르트에는 세계적인 전시가 열린다.

중국의 경우 북경공항과 천진항을 묶었다. 또 북경과 천진 사이에 빈하이(濱海) 신구라는 자유무역지대를 만들었다.

홍 본부장은 공항과 항만이라는 인프라가 있는 인천이 경제중심으로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수도 인천 목표 달성을 위한 일로 홍 본부장은 항만 기능의 강화를 꼽았다. 인천공항은 이미 경쟁력이 있어 항만도 이에 맞도록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홍 본부장은 그동안 정부가 부산과 광양항을 키우고, 평택항을 대체 항으로 육성해 인천항이 상대적으로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송도신항이 건설 중이어서 오는 2015년이 되면 인천공항, 송도신항, 인천 내항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홍 본부장은 내다봤다.

홍 본부장은 인천이 국제 물류의 중심이 되려면 인천공항은 전국, 인천항은 최소한 서해안 지역의 물동량을 흡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택항과의 관계에 대해 홍 본부장은 인천항과 경쟁이 아닌 보완 관계라고 강조했다. 인천항과 평택항은 중·장기적으로 같이 발전하면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국의 발전축은 남북축이었습니다. 경부라인이 대표적입니다. 이후 균형발전에 따라 동쪽 라인의 중요성이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서해안축이 개발돼야 합니다.”

홍 본부장은 한국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서해안축을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해안축은 개성공단과 같이 남북협력이 가능한 특구의 확장 등 북한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홍 본부장은 국제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춘 북한의 개발이 이뤄지려면 북한에 새로운 공항 및 항만의 개발보다는 인천의 인프라 이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인천이 서해안축, 북한 평양∼황해를 잇는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 경제수도의 큰 임무라고 홍 본부장은 강조했다.

이어 인천 인근 도시와의 연결이다. 홍 본부장은 한국 경제의 절반을 수도권이 차지하고 있어 시흥, 안산, 화성, 김포, 수원 등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광역경제권 형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여태까지 광역경제권 문제에 대한 논의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주도적으로 인천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 홍 본부장의 생각이다. 한발 더 나가 홍 본부장은 공항과 항구가 있는 다른 국가 도시와의 연계를 주장했다.

제조업 기반 견실도 경제수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이라고 홍 본부장은 밝혔다. 이를 위해 검단 산단을 지어 이 곳에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천지역 9천여개 기업 중 60% 이상이 산단에 있어 산단 구조고도화를 하고, 인천 산업 구조 변화 유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본부장은 “인천의 인프라를 이용해 인천은 물론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 발전시키고, 좋은 기업을 유치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