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조창남 인천수협 조합장

인천수협은 올 3월 수신고 1조원을 돌파했다. 전국 93개 수협 가운데 최초다. 지난해 3월 치러진 조합장선거 후유증의 여파가 계속되면서 그리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분명 ‘대단한 일’이다.

인천수협은 이를 토대로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과 조합원을 주인처럼 모시는 겸손함 그리고 직원들 간 탄탄한 결속을 통해 명실공히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전국 최고의 수협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수협호’를 이끌고 있는 조창남(50) 조합장을 수협 3층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취임하신지 벌써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 동안 조합장으로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일이 있다면.

▲네, 제가 조합장으로 취임한 지도 1년하고도 4개월이 지났습니다. 새삼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저는 조합장 취임에 앞서 수협의 대의원, 비상임이사를 거치면서 ‘어떻게 하면 어업인이 더 잘 살 수 있을까’ ‘보다 더 잘사는 어촌을 만들 수 있을까’고심해왔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는 취임 이후 우리 수협 조합원과 어업인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어가소득증대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비록 과정에서 약간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정부 및 지자체와 협력해 바다쓰레기 수거사업, 불가사리 수거사업, 치어방류사업과 함께 저리자금인 정책자금 대출사업 등 경제적, 사회적 약자인 어업인의 소득증대와 복리증진을 위한 사업들을 활발히 벌여왔습니다.

역점추진사업의 성과를 자평하신다면.

▲지난해 1천305t의 바다쓰레기를 수거했으며 올해에도 1천200t 이상을 치울 계획입니다. 또 총 10회에 걸쳐 1천만 마리 이상의 치어를 방류했는가 하면 조합원자녀 학자금도 8천여만원을 지원했고 유휴어장 활용을 위한 한정어업면허도 17건을 추진했습니다. 모든 일에 100% 만족은 있을 수 없지만 그래도 모든 임직원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1년4개월 동안 조합장으로 재직하시면서 느낀 인천수협의 문제점을 지적해주시지요.

▲어떤 조직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조직의 첫 번째 자산은 사람이라고 봅니다. 우리조합도 제1의 자산은 조합원과 직원이며 조합은 조합원을 위하여 적극 봉사하며 교육 등 정보를 제공하고, 조합원은 조합의 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하나 조합원들의 참여의식이 다소 부족한 것 같습니다. 또 직원 간에 서로 화합하고 상대방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직원 상호 간, 부서 간 유기적으로 협력해 직장에 대한 애사심과 동료에 대한 사랑이 절로 생겨나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조합은 현재 그렇지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인천수협은 한때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이는 비단 인천수협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이후 긴축경영 등 수 년 간에 걸친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이제는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수협의 재정상태는 어떤지요.

▲우리수협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경영정상화를 이루기까지 수많은 고통과 어려움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적지 않은 직원들이 직장을 떠나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먼저 자의건 타의건 조직의 정상화를 위해 희생해야만 했던 직원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수협은 지난 2002년 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이래 2009년 결산까지 8년 연속 당기순이익을 달성했습니다. 또 지난 3월 말에는 전국 수협으로서는 최초로 수신고 1조원 돌파라는 위업을 달성, 앞으로 전국 최고의 수협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앞으로도 조합의 경영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매년 당기순이익을 실현, 잉여금을 적립함으로써 과거 IMF와 같은 위기가 닥치더라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수협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농수축협 공히 그 동안 여러차례 지적되기도 했고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입니다만 조합이 진정 조합원을 위한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들이 개선돼야 하는지 말씀해주시지요.

▲수협은 어민들이 모여 출자해 만든 어민이 주인인 단체입니다. 일반기업과 달리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자본구성체가 아닌 인적구성체이기 때문에 운영방법 또한 일반기업과는 달라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보면 과연 어민이 주인대접을 받고 있는지 의심이 갑니다. 조합원이 주인이면서도 결코 주인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솔직한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수협은 신용사업이라 불리는 금융업의 비중이 크게 확대돼온 나머지 정작 우리 어업인들이 원하는, 수산물을 잘 팔아주는 일에는 소홀했습니다. 돈장사에만 급급한 운영체계부터 개혁이 돼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 조합원을 위한 조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첫 번째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난해 조합장선거가 안팎에 끼친 후유증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내외적으로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보는데 이의 해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요.

▲먼저 불미스러운 일로 수협과 지역사회에 누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시를 돌이켜 생각해보아도 특별히 잘못된 일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일이 이렇게까지 불거진 것은 모두가 저의 부덕의 소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린바와 같이 직원 간 화합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습니다. 어수선한 직장분위기를 하루빨리 해소하고 직원 참여를 통한 공동의 목표를 설정, 모두가 혼연일체가 돼 정진해나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화해와 화합의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임기가 2년7개월여 남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조합을 이끌어나갈 계획이신지요.

▲전국 최고의 복지수협, 선진수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조합원들의 화합과 단결에 최우선을 두고 2천300여 조합원들의 지위향상과 권익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아가 직원들의 복리후생 증진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물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합의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창출에도 힘쓸 것입니다.

조합원과 직원들에게 당부하실 말이 있다면.

▲잠을 자면 꿈을 꿀 수 있지만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 우리 모두의 꿈인 선진수협, 복지수협을 만들기 위해 다같이 노력합시다. 대담 = 이인수기자 yis@i-today.co.kr 사진 = 안영우기자 dhsibo@i-today.co.kr

조창남 조합장은
◆ 인천 용유 출신으로 지금도 노모를 모시고 그곳 남북동에 살고 있다. 운봉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인천수협 대의원과 비상임이사를 지냈고 용유동파출소 생활안전협의회장, 용유동 주민자치위원장을 역임하며 마을 일도 적극적으로 돌보아왔다. 현재 인천수협 조합장 외에 인천시 중구새마을회 이사, 어업인교육문화복지재단 이사직을 맡고 있다.

2013년 연임도전에 나설 생각이며(최근 수협법 개정으로 조합장은 연임까지만 가능하다), 이후에는 지방정치에 참여해 지역을 위해 보다 큰 일을 하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다.

인천수협은
◆ 2010년 6월말 현재 인천수협의 조합원은 2천300여명, 직원은 290여명이다. 전국 93개 수협 가운데 규모가 꽤 큰 편에 속한다.

예탁금은 1조419억여원(6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최초로 1조원을 돌파했다. 2007년 512억원, 2008년 694억원, 2009년 749억원, 2010년 6월 현재 407억원 등 위판고가 해마다 늘고 있으며 2002년 이후 8년 연속 당기순이익을 시현한데 이어 올해도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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