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수도 인천! 도시 경쟁력을 키우자 4. 인천경제자유구역 발전전략

21세기 지식경제사회의 성장동력으로 광역경제권을 의미하는 메가시티리전(MCR·Megacity Region)이 화두가 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전 세계 나라들은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MRC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MRC는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일일 생활이 가능하고 기능적으로 연결된 인구 1천만명 이상의 광역경제권을 의미한다.

'경제수도 인천'을 비전으로 내세운 인천도 어떤 의미에서 글로벌 MRC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 핵심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있다. 도약기를 맞아 성공 여부의 갈림길에 놓인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발전 방향은 무엇인가?
전문가와 개발사업시행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의 생각을 전한다.

외국 기업 이윤 창출에 대해 국민들 '국익 도움' 인식 필요
스탠게일 미국 게일사 회장

2002년 처음 방문한 송도는 매립도 되지 않은 그냥 바닷물이었다. 그러나 새하얀 백지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가 듯 아무것도 없는 땅 위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한다는 떨림은 부동산 디벨로퍼로서의 상상력과 의욕을 자극시켰다.

또한 그 당시 인천시는 송도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고 인천대교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송도국제업무단지(이하 송도IBD)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로 나를 이끌었던 것 같다.

송도IBD는 최초 단계부터 종합적인 계획에 따라 개발되는 도시라는 장점 외에도, 인천국제공항과 15분 거리 이내에 위치해 비행 시간 3시간 30분 이내에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 51개에 도달할 수 있는 지리적 강점을 가지고 있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지리적 강점과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디벨로퍼로서의 도전 정신, 인천시의 의지, 그리고 북미와 아시아에 걸쳐 수많은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오며 쌓아온 경험들이 한 데 어우러져 송도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에 뛰어든 우리는 지난 해까지 개발 이익금 대부분을 투입해 컨벤션센터, 호텔, 국제학교, 도로 등 도시 인프라 및 정주환경을 조성하는 개발 1단계를 성공리에 마무리 지었다.

또 개발 2단계가 시작되는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외자유치에 집중할 것이며, 외자 유치를 위한 핵심 시설들인 국제학교, 골프클럽 등도 올해 내 오픈할 예정이다.

다만 송도는 단순한 신도시가 아니라 상하이, 싱가포르, 홍콩과 경쟁해야 하는 국제 비즈니스 도시로 조성되고 있기에 이들과 비교할 만한 조세 인세티브와 원스톱 서비스가 뒷받침이 돼야 외자 유치가 가속화될 것이다.

외자 유치에 박차를 가해야 할 중요한 이 시점에, 송영길 시장이 규제 완화 및 조세 인센티브 마련을 위한 방안들을 직접 챙기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기대가 크다.

특히 철저한 마스터플랜 아래 최첨단 기술들이 적용되어 개발되고 있는 송도IBD는 세계 어디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최대 규모의 도시 개발 사업이다. 회사, 학교, 쇼핑몰, 공원, 호텔, 컨벤션 센터, 심지어 골프 코스까지 모든 시설들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하는 컴팩트 도시로 개발되고 있으며, 매립지라는 장점을 활용해 모든 도시 인프라에 IT 신기술을 적용한 진정한 의미의 세계 최초 최첨단 친환경 도시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송도IBD의 개발 모델은 이미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많은 석학들이 송도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인 ‘석유종말시계’에서 저자 크리스토퍼 스타이너는 송도를 ‘현대형 도시의 정답’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세계적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 또한 송도가 도시 개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미국 ABC 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서도 송도를 ‘미래도시의 모범사례’로 주목했다.

그래서 게일 인터내셔널 직원들 모두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이제는 인천이 2단계 사업을 본격화해 외국기업 투자가 활성화될 시점이다.

인천은 신임 시장의 취임과 함께 다이나믹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인천시는 ‘경제수도 인천 건설’을 목표로 세금 혜택 및 규제완화 등 외자유치를 위한 발판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중앙정부 또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한국 정부의 의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정부의 제도 개선을 속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범국민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외자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한국 기업이건 외국 기업이건 모든 기업들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다.

‘외국 기업 이윤=국부유출’이라는 생각에서 탈피해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돈 버는 것을 환영해 줘야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지 않을 것이다. 외국 기업 유치를 통해 만들어질 일자리, 노하우 및 신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이렇게 얻어지는 국익이 외국 기업들이 얻는 이윤보다 더 크다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해 준다면 보다 많은 외국 기업들이 한국을 찾아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세 감면·각종 규제 완화 정부의 '선택과 집중' 절실
오홍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

‘대한민국 신 성장 동력 창출’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지정된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은 지난해까지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춘 1단계 사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오는 2014년까지로 예정된 2단계 사업을 위해 ‘순항’ 중이다.

1단계 기간동안 IFEZ는 인천대교 건설, 인천지하철 연장, 각종 상하수도 및 간선 도로망 건설 등 핵심 인프라 구축 외에도 시스코, IBM, GE, 쉥커, DHL 등 글로벌 기업을 비롯한 450여개 앵커 기업을 유치해 4만여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아울러 IFEZ가 CNN, ABC, 르몽드 등 세계 유수의 언론에 보도되면서 ‘글로벌 브랜딩(Global Branding)’에도 성공해 IFEZ가 미래도시의 새로운 발전 모델로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단계에서 IFEZ는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 친환경 녹색도시·품격 있는 도시 조성, 제도 개선 및 경쟁력 제고 등 3가지 추진전략을 세우고 ‘세계 3대 경제자유구역’이라는 목표와 ‘경제수도 인천’이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경제수도 인천’은 인천을 대한민국의 경제수도, 즉 미국의 뉴욕과 같은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IFEZ는 특히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IT와 의료·바이오 등 5대 신성장 산업 및 문화 관광 등 3대 서비스 산업 육성, 정주 환경 개선, 국내 대기업 유치, 송도사이언스빌리지내 청년벤처특구 조성 등의 정책과제 실천 계획을 추진 중이다.

5대 신성장 산업은 송도 4, 5·7공구에 시스코 글로벌 R&D센터 등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사이언스빌리지내 IT센터 조성 등을 통해 IT산업의 육성을 꾀한다.

또 송도의 바이오 리서치 콤플렉스(Bio Research Complex)·청라의 국제 BIT-PORT와 영종의 의료관광단지 조성 등을 통한 의료·바이오 산업 육성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송도 5공구의 IT융합밸리, 영종의 항공산업클러스터, 청라의 자동차 부품 및 로봇 클러스터 등을 통한 부품산업 육성, 공항과 항만의 물류단지 조성을 통한 물류산업 육성도 추진된다.

이같은 5대 신성장 산업이 본격 추진돼 제 궤도에 오를 경우 IFEZ 송도지구는 5·7공구의 외국대학 송도캠퍼스, 연세대 송도캠퍼스, 국내 5개 대학의 산학연 클러스터를 비롯 오는 10월 완공돼 박사급 인력 5백여명이 근무할 예정인 포스코 글로벌 R&D센터와 송도사이언스빌리지가 중심축이 돼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IFEZ의 발전을 이끄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영종지구의 경우, 핵심은 ‘한국판 라스베거스’로 조성되는 용유·무의 관광복합도시 건설 사업과 밀라노디자인시티(MDC) 사업이다.

인천국제공항 인근 용유·무의도 일대에 사업비 10조원을 들여 오는 2020년까지 호텔, 카지노, 쇼핑몰 등을 건립 ‘4계절·24시간’ 즐길 거리가 있는 관광도시로 만드는 용유·무의 복합도시 건설과 국제 전시장을 앵커로 하는 디자인·문화·교육 클러스터인 MDC가 완공될 경우 영종지구는 IFEZ의 ‘경제수도 인천’을 이끄는 한 축이 될 것이다.

다소 개발 속도가 더딘 청라지구의 경우도 청라국제업무타운, 로봇랜드, 테마파크 사업 등이 본 궤도에 오르면 IFEZ의 개발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IFEZ는 오는 2014년까지 3개 지구 개발을 통해 1천200여개의 기업을 유치하고 12만여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IFEZ의 비전인 ‘경제수도 인천’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해 초기 단계 앵커 역할을 수행하는 국내 대기업의 입주를 위한 조세 감면 등 인센티브 확대와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적용 배제 등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그것이다. 아울러 전국 6개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맏형’격인 IFEZ의 발전을 위한 중앙정부의 ‘선택과 집중’도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이는 IFEZ의 도약을 위한 최소한의 디딤돌이다. ‘세계 3대 경제자유구역’과 ‘경제수도 인천’을 향한 IFEZ의 발전은 이같은 제도 개선이 뒤따를 때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 '과제' 지나친 성취 욕심은 버리도록
허동훈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올해로 2단계에 접어든 IFEZ의 발전전략 모색은 IFEZ의 여건과 그동안의 전략을 되짚어보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여건 면에서는 뛰어난 입지에도 불구하고 부지의 조성원가는 낮다는 점과 미개발지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두드러지고 전략 면에서는 외자유치 우선이었고 투자유치대상의 적합성에 대한 고민이 깊지 않았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입지여건에 비해 조성원가가 낮다는 점은 최대의 강점이다. 개발이익을 재투자하여 IFEZ를 성공시키는데서 나아가 구도심을 지원할 여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사례도 있지만 일부 대형 개발사업의 경우 개발이익 환수 및 재투자가 불확실한 실정이다.

이 부분을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IFEZ의 성패를 좌우할 관건이 될 것이다. IFEZ는 미개발지에서 출발했으므로 초기에는 개발에 주력해야 했고 가용용지 부족으로 기업 유치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2단계에서는 개발사업 못지않게 기업유치가 핵심적인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빈 공간에서 출발하는 것은 원점에서 계획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부담도 따른다.

도시는 경로의존성이 높아 중도에 그림을 다시 그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제자유구역의 목적에 대한 재검토와 합의도 필요하다. 외국인 투자유치가 경제자유구역의 목적으로 되어 있지만 이는 근거가 약한 통념을 반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외투기업으로 경제자유구역을 다 채우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기업활동에 유리한 제도적·물리적 환경을 갖추는 것이 경제자유구역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유리한 제도적 환경이란 타 지역보다 유연한 제도를 의미하지만 각종 인센티브와 특례가 외투기업만 대상으로 삼고 있다.

특히 IFEZ는 국내기업에 대한 수도권 규제가 상존하여 국내기업이 이중의 역차별을 받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의 목적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이에 따른 제도적 변화가 없으면 앞으로도 불필요한 논란과 어려움을 피하기 어렵다.

투자유치대상의 적합성에 대한 고민 역시 아주 중요하다. 우선 주로 영종지구에 해당하지만 수익부지의 개발이익을 재투자해도 사업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개발사업은 과감하게 접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흔히 국제업무라고 부르는 비즈니스 서비스 기능은 집적지를 선호하므로 개발 초기에 유치가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도시를 개발하고 첨단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해 수요 기반을 확충하면서 단계적으로 업무용 빌딩을 공급해야지 단기적인 투자유치활동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2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첨단산업의 혁신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이다. IFEZ는 입지가 우수하고 부지 조성원가가 낮기 때문에 이를 레버리지로 잘 활용하면 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능가하는 첨단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다.

조성원가에 부지를 공급하여 양산형 공장 위주로 유치하는 것은 당장은 쉽지만 미래를 일정 부분 희생하는 것이다. 물론 지역 별로 여건이 달라서 영종지구는 양산형 공장의 입지로 적합한 곳들이 있다.

토지 기회비용이 높은 송도의 첨단산업클러스터는 중고밀 형태로 개발하여 대학, 연구소, 대기업, 혁신형 중소기업이 공존하는 집적지를 만들어야 한다. 중저위 기술업체의 진입이라는 역선택을 막고 재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산업용지는 조성원가에 공급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필요하다면 무료로 줄 수도 있고 비싸게 받기도 해야 한다.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가 큰 비중을 차지하여야 하는데 소규모 입주기업에 직접 부지를 공급할 수 없으므로 중간에 있는 시행사의 개발이익 독점을 통제하고 입주기업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

IFEZ 2단계 전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2단계에서 많은 것을 성취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IFEZ의 최종 단계와 목표를 먼저 생각하고 이를 위해 무슨 준비를 해야 할지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오히려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려는 의욕이 지나치거나, 일단 결정된 듯한 일은 비판적 검토 없이 관성적으로 추진하는 실수를 저지르면 안 된다. 그러기에는 IFEZ의 잠재력과 미래가 너무 아깝고 국가적으로도 큰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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