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당선자 AG 주경기장 신축 재검토 갈등 어떻게 풀까

논란 끝에 신축이 결정됐던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문제가 1년 반만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문학경기장을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송영길 당선자의 입장을 OCA 의장이 사실상 허가함에 따라 주경기장 신축에 대한 현실적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재검토 의견을 밝힌 송 당선자가 취임 초기부터 불거지게 될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립에 따른 갈등이나 민원을 어떻게 해결할지 등도 중요 관심사다.

송 당선자가 이미 보상이 80%에 가까이 진행된 서구 주경기장 신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신축에 따른 재정도 부담이거니와 경기장 조성 후 발생될 적자에 대한 해결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아시아경기대회지원본부가 시장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서구 주경기장 건설에는 3천744억원의 공사비가 든다. 보상비 1천860억원을 합하면 5천604억원이다. 이중 1천200억원은 민자 투자분이다. 올해 말 시 전체 부채 규모가 9조4천억원 정도로 예상되면서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줄이겠다는 게 송 당선자의 생각이다.

대회 이후 경기장 운영에 대한 문제도 상당한 골칫거리다. 문학경기장은 지난해 22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7년 동안 151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운영을 맡고 있는 시 시설관리공단이 수익 구조의 다각화를 꽤하고 있지만 적자 해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천발전연구원이 2000년 작성한 ‘문학경기장 시설 활용방안 연구’에서 문학경기장의 시설을 활용할 경우 당기 순적자를 6억2천여만원으로 예측한 것보다 훨씬 적자폭이 크다. 이러한 고민이 결국 주경기장 재검토라는 선택을 불러온 것이다.

그러나 문학경기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바른 선택인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우려의 소리도 높다. 결국 어느 쪽이 비용 대비 효율성을 높이느냐의 문제다.

주경기장 신축 논란이 제기될 당시 인천시는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할 경우 설계비 130억 및 공사비 1천630억 등 총 1천76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신축 승인을 받기 위한 과정에서 리모델링에 필요한 예산이 일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리모델링에도 상당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기도 했다.

송 당선자의 생각대로 보상은 100% 진행하고,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한다면 2천6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셈이다. 또 5만석 규모의 문학경기장이 5천석을 늘린다 해도 일반적으로 7만석 규모에서 치러지는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각종 논란이 예고된 가운데 송 당선자는 주경기장을 신축할 경우 지역발전 보다는 재정 위기 심화 등 ‘부메랑’이 될 것이라며 정면 돌파할 것으로도 보인다. 과도한 경기장 건립으로 인해 재정이 파탄난 외국의 사례를 비롯해 스포츠 이벤트의 폐혜 등을 부각함으로써 주민들을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안상수 시장이 추진했던 동시다발적 개발사업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빚어졌다는 점 등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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