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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위한 공부는 NO! 생활 속 지식 배운다⑪ 강화 마리학교 下

대안공동체를 꿈꾸는 강화 마리학교는 공부와 노동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공동체 학교다.

학교에 적응하기 위해 공부를 가르치기보다 인생을 살면서 꼭 필요한 생활 속 지식에 초점을 맞췄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존재와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삶 자체가 교육이 되는 것이다. 기존 농촌지역공동체와도 교류를 하며 사회 변혁의 입장에서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을 갖고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로서의 성격을 갖추고 있다.

마리학교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커리큘럼, 공동체 등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 전통놀이

매년 정월, 둥근 달이 둥실 떠오르는 초저녁 밤이 되면 마리학교엔 도심에서 볼 수 없는 대보름 풍경이 펼쳐진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영하 10도의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풍물패들의 꽹과리 소리와 징소리, 북소리, 장고소리에 모두들 신이 나서 어깨를 들썩인다.

액운을 잠재우고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지신밟기, 과거를 태우고 미래를 밝히는 불놀이, 달을 맞이하는 달집태우기, 신성한 봄을 기원하는 쥐불놀이 등 한바탕 놀이가 펼쳐진다. 농악대는 학교는 물론 동네 주민들의 집에서도 지신밟기를 해주며 마을 주민들과 하나가 된다.

또 10월엔 ‘생명축제’의 일환으로 향나무 판목에 소원을 적어 강화 동막골 갯벌에 묻는 매향제가 열린다. 선조들의 의식을 재현하면서도 나무판에 글씨를 새기는 대신 붓글씨로 판목을 꾸민다. 수년 후 갯벌에서 판목을 파 그 때를 회상하며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타임캡슐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무학년제 및 4학기제

   

10여 년 전 마리학교의 전신이었던 마리서당에선 5살부터 초등학교 3~4년 아이들이 함께 사자소학을 배웠다. ‘5살짜리와 10살짜리가 어떻게 한 반에서 공부를 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 분위기에 잘 적응하면서 자신의 수준만큼 배움을 흡수했다.

수준 높은 학문을 배운다면 학년이 나눠져야겠지만 보편적인 교양을 쌓는 수준이라면 무학년제가 오히려 분위기를 화목하게 하고 위계질서도 자연스럽게 잡아준다.

마리학교는 무학년제에 기초를 두면서도 발달단계에 따라 입문기(13±2세) 진동기(14±1세) 성장기(16±1세) 완숙기(18±1~20세) 등 4단계로 나누었다.

또 연간 4학기제를 도입했다. ‘비어있는 학기’(11~1월)는 학생 스스로가 짜는 일종의 자치 학기다. ‘머무르며 배우는 학기’(2~4월)는 교과, 일반 상식, 대안적 실기교과를 맛보고 익히는 학기, ‘이동하며 배우는 학기’(5~7월)는 국내·외를 가는 유목 커리큘럼으로 짜여졌다. ‘드러내며 표현하는 학기’(8~10월)는 예체능 커리큘럼으로 지역과 연계한 청소년 프로그램을 즐긴다.

▲성년식

마리학교 학생들은 성장기에서 완숙기로 넘어갈 때 ‘꽃의 축복’인 성년식을 꼭 치러야 한다. 최소 일주일 동안 집중신명탐구를 하면서 진정한 나를 만나는 체험을 한다.

마리학교에서 추구하는 성년식은 나이와 덩치에 따라 어른이 되는 것은 것이 아니라 사람다운 사람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끊임없이 육신의 고통과 마음의 갈등을 이겨내고 과거의 나로부터 새로운 나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 과거의 나를 버리고 나와 가장 가까운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묻혀 있던 한 없이 크고 넓은 참나(眞我)의 세계를 느꼈을 때 솟아나는 감격과 환희를 통해 어른이 되는 것이다.

▲화백회의

학교에선 학생들이 잘못하면 잘못을 깨우치기도 전에 꾸지람을 하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벌을 준다. 하지만 마리학교에선 학생과 교사가 모두 빙 둘러앉아 만족할만한 결론이 날 때까지 원좌회의를 한다.

대화와 논의를 통해 ‘교정되는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다. 옳고 그른 것을 학생들에게 말하기전에 학생과 교사가 문제를 공감하며 올바른 생활이 몸에 밸 수 있게 교화되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꼽는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을 어겼을 때 받아야 하는 벌도 스스로 정한다.

더욱이 어린 학생들에게 스스로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발언권이 골고루 주어진다는 것은 중요하다. 주입식 교육이 아닌, 스스로 토론하고 탐구하는 등의 훈련을 통해 힘을 기르는 것이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스승이 있다면 어디든지 달려갑니다"

이동하는 유목학교 '100일 학교'


‘100일 학교’는 ㈔밝은마을에서 특색있게 추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학생들이 전국에 배움의 스승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유익한 것을 배우는 ‘이동하는 유목학교’다. 지난 3월까지 이사장을 맡았던 황선진 이사장이 100일 학교를 맡아 주력하고 있다.

   

100일 학교에선 농사, 마음공부, 건축, 장틀, 전통문화, 산행 및 약초공부, 역사, 문화, 과학 등을 배우며 삶에 필요한 경험과 기술을 쌓는다. 작업장 중심 학교와 비슷하지만 더욱 강도 높였고 실생활 작업 등 일을 통해 이치를 깨닫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안학교인 마리학교 인원 모집과는 별도로 일 년에 2~3번 학생들을 따로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광구 밝은마을 이사장은 “100일 학교는 배움의 새로운 전형”이라고 말한다. 그는 “학생들을 집단적으로 한 곳에 묶어 놓고 똑같은 것을 주입하는 교육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현 교육 실태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낸다.

그는 “우리가 아이들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본 것은 아닌지,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고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한다. 이 때문에 100일 학교가 우리 사회의 모색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는 일선 학교의 천편일륜적인 교육방식에 아이들이 일찍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될까 우려스럽다. ‘공부’는 평생하는 것인데 주입식 교육방식으로 성적을 강요하는 현실에 아이들이 쉽게 질려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반에 극소수만 이러한 현실에 적응할 뿐 중간 이하 대다수 학생들은 아침마다 등교하는 것조차 힘들어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공부에 스스로 호기심을 갖고 맛을 들이게 해 평생토록 꾸준히 하면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올바른 교육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때문에 100일 학교 같은 시도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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