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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서로를 세상을 살리는 '대안공동체' 꿈꾼다⑩ 강화 마리학교 上

마리학교는 대안의 삶을 찾아가는 공동체·사회적 기업 ‘㈔밝은 마을’에서 운영하는 대안학교다.

일반학교처럼 나이나 교육과정에 따라 학년이 나눠지지 않은 ‘무학년제’와 배움의 스승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유목 학교’ 학교-집-작업장이 연계된 ‘작업장 중심 학교’ 나를 사랑하기 위해 떠나는 길 ‘풍류관광’ 학생자치와 자립생활을 존중하는 ‘자치자립학교’ ‘원좌(圓坐)회의’ 등을 강조하고 있다.

듣기만 해도 생소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통해 마리학교 학생들은 ‘스스로를 살리고 서로를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대안공동체를 꿈꾼다.

밝은마을은 물질 중심의 현대 문명에 대한 삶의 대안을 찾고 교육 문화 건강 호혜 식품 경제 등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자립적으로 해결하는 대안공동체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리학교는 밝은마을의 교육이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마리학교의 태동

지난 1998년, 교육계의 분위기는 진학중심의 획일적인 학교교육과정에 대한 반성과 학생들의 다양한 개성에 대한 대안적인 교육의 필요성이 일었다. 많은 소장학자들과 전인교육을 주장했던 원로 학자들도 획일적 교육에 심각성을 인식했고 그에 대한 대안마련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인천 대인고등학교 교사였던 성국모(52) 교장은 자녀들을 시골 학교에 보내기 위해 15년 전 강화도로 이주했다. 강화도에서 주말 및 방학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하던 성 교장은 대안교육에 대한 교육계의 작은 움직임에 많은 자극을 느꼈다. 대안교육계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던 사람들과 교류를 가졌고, 강화도 대안교육실천 단위의 ‘서당’ 설립 활동을 추진했다.

1999년 3월 강화도의 특성을 살린 대안교육 ‘마리서당’이 문을 열었고 신창호 초대 훈장이 위촉됐다. 강화도의 명산 ‘마리산’의 이름을 빌어와 ‘마리’로 서당 이름을 지었다. 이는 또 ‘우두머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의 마리학교의 무학년 통합교육과정의 기초는 당시 서당의 교육풍토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에 전통 세시풍속 놀이, 선가 수련 등이 오늘날의 현실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으로 개발했다. 또 강화도 지역성을 바탕으로 고유한 우리민족의 제천(祭天) 축제문화를 이끌어가고 수련문화를 보급하는 지역 학교로 자리매김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밝은마을이 꿈꾸는 대안공동체

마리학교는 불은면 고능리에 위치한 한옥 농민회관을 임대해 현재 7명의 교사와 20명의 학생들이 지내고 있다. 텔레비전은 없고 컴퓨터도 점심시간에만 잠깐 가능할 뿐이다. 학생들은 밴드실 도서실 미술실 목공실 등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며 텃밭과 논, 공동체 공동 경작지에서 많은 활동을 한다.

또 밝은마을은 외부인들을 대상으로 전국에 배움의 스승이 있는 곳을 찾아 100일 동안 기술을 배우는 유목학교인 ‘100일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밝은마을은 이러한 작업장과 학교, 주택이 한 곳에서 소통이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양사면 덕하리에 전원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광구(48) 밝은마을 이사장은 “집과 작업장, 학교가 한데 모여 있어 진정한 대안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과 뜻을 모았다”며 “마을 어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본받고 작은 세상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밝은마을 회원과 이사, 마리학교 교사, 학부모, 뜻을 공감하는 외부인들 등이 함께 덕하리에 5만㎡(1만5천 평) 부지를 구입했고, 주택만 15채 가량을 지어 내년 가을부터 이주할 계획이다. 최대한 옹기종기 모일 수 있도록 부지를 샀고 농사를 기본으로 목공 바느질 만들기 명상수련 등 생활을 중시하는 작업장 중심 학교를 꾸밀 계획이다.

밝은마을은 공동체와 사무, 교육이 한데 어우러진 작업장 중심 공동체를 통해 기존 농촌지역공동체와도 교류를 하며 사회변혁의 입장에서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을 갖고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로서의 성격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성국모 교장 "밝은 사람 키우는 공간돼야"

이광구 이사장 "공동체성의 회복 노력 중요"

이슬비 교사 "학생들과 보내는 시간 보람"


“학교는 세상을 살리는 사람, 즉 밝은 사람을 키우는 바로 그러한 공간이 돼야 한다.”

마리학교를 이끌고 있는 성국모(52) 교장의 교육에 대한 철학은 확고했다. 성 교장은 “이를 위해서는 공동체생활을 통해 삶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며, 일상생활의 흐트러지지 않고 정돈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반복되는 명상수련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강화도 마리학교에서 이광구 ㈔밝은마을 이사장과 이슬비 교사, 성국모 마리학교 교장(사진 왼쪽부터)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서구에 있는 대인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하고 있던 성 교장이 강화로 들어온 것은 15년 전. 이후 마리학교 출범 때부터 참여해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다 지난해 6월 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선생님들의 합의로 선출되는 마리학교 교장은 일정한 임기가 없다. 구성원들의 신뢰가 거두어지는 그 때가 임기의 끝이다.

교장으로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성 교장은 “나 자신의 신념이 확고한지 여부”라고 잘라 말한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인지 흔들릴 때가 가끔 있다는 것. 성 교장이 이를 극복하는 것 역시 앞서 말했던 명상을 통해서다.

마리학교 운영의 또 다른 중심축인 밝은마을 이광구(48) 이사장은 마리학교의 전신인 마리서당을 직접 만든 장본인이다. 세 자녀를 모두 이곳 서당에서 교육시켰으며 특히 큰딸의 경우 마리학교 첫 졸업생이기도 하다. 자녀들을 위해 복잡한 서울생활을 접고 14년전 강화에 정착한 이 이사장은 “오늘의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세한 부가가치의 차이만 있을 뿐인 1등과 나머지 등수를 차별화하는 사회적 편견의 해소와 함께 개인과 집단의 조그맣고 의미있는 노력, 즉 공동체성의 회복을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난 3월부터 학교살림을 책임지며 꾸려오고 있는 이 이사장은 새로운 대안적 직업군의 확대를 대안학교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요건으로 꼽았다.

이날 취재 내내 줄곧 자리를 함께한 이슬비(20) 교사는 마리학교 1회 졸업생이다. 당시 마리학교에 중등과정밖에 없어 고등학교과정을 제천 간디학교에서 마친 이 교사는 올 1월 동창회 모임 참석차 들렀다가 이제는 어엿한 교사로 변신, 문화탐색분야를 지도하고 있다. 처음 마리학교에 왔을 때 일반 학교와는 전혀 다른 교과과정, 생활여건이 다소 낯설기도 했지만 체계적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전통적 공동체문화’에 대한 낯섬을 미처 인식하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기 시작했단다. ‘아, 이런게 있구나, 이게 뭐지’라는 생각만 들었을 뿐 큰 거부감은 느끼지 못했다는 게 이 교사의 설명이다.

6개월 사이의 급작스런 신분변동이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는 이 교사는 “풋내기 교사로서 (학생 때는 미처 몰랐던)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새록새록 느끼고 있다”며 “하지만 학생들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너무너무 재미있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이인수기자 yi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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