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에게 따듯한 밥을 드리고 돌아서면 기쁨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어요.”
3일 낮 12시 인천시 중구 인현동 동인천역 인근 1층 식당에 자리 잡은 무료 급식소 ‘사랑의 마을’.
개천절 휴일에 추석 연휴까지 겹쳤지만 노인 50여 명이 점심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7년째 급식소를 이용하고 있다는 김모(68·여)씨는 “사랑의 마을 사람들은 내 가족”이라며 “추석 연휴인데도 쉬지 않고 노인들을 위해 밥상을 차리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니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사랑의 마을’은 점심과 저녁에 노인과 노숙인,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해 식사를 제공한다. 매일 오후 7시 반∼9시에는 거리를 떠도는 청소년에게 떡라면이나 자장면을 무료로 준다.
이들에게 줄 밥을 짓고 나르는 사람들은 ‘별’을 몇 개씩 단 전과자나 노숙인 출신.
1999년부터 ‘사랑의 마을’을 이끄는 이종묵(47) 목사 또한 유년 시절부터 폭력 조직에 몸 담으며 20년간 교도소를 들락거린 전과 8범이다.
중학교를 중퇴했으나 1990년 중반 교도소에서 복역하며 신학을 공부해 지난해 목사 자격을 얻었다.
그는 청송교도소와 소년원을 돌며 봉사 활동을 벌여 왔다.
‘사랑의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새 삶을 찾은 전과자는 300여 명에 이른다. 요즘은 15명이 재활용품을 수집하고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채소 하역작업을 하면서 자립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 목사는 “갱생보호소에선 재범 가능성이 높지만 인천에서 유일하게 법무부로부터 사설 자활기관으로 지정받은 ‘사랑의 마을’을 거쳐 간 전과자는 자립의 길을 걷고 있다”고 자랑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모(49) 씨와 황모(48) 씨 등 15명은 후원회를 구성해 급식비를 지원한다.
이 목사는 “올 추석에는 송편과 불고기를 준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과 함께 보낼 계획”이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환하게 웃음 지었다. 그는 “소외계층을 위한 인천의 꽃동네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포부도 밝혔다. 송효창기자 jyhc@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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