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마니아들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마술은 더 이상 마술사만이 구연하는 특이한 문화가 아닙니다.”
마술사 한상민(28)씨는 매주 금요일 인천시청역 지하철 역사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벌써 6주째 문화행사의 한 꼭지인 마술공연을 펼치고 있다. 관객의 호응이 많으면 많을수록 기분이 들뜬다는 한씨는 여러 축제와 학교 현장서 마술 솜씨를 자랑해온 예술인이다.
올해만 해도 월미도 주말축제, 을왕리 해변축제에 참여했고, 현재 검단초등학교를 비롯해 승학초, 마전초 등에서 특기적성 마술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마술은 일종의 두뇌게임이기 때문에 학습의 도구는 물론 성격개조의 수단으로 활동될 수 있는 지점이 많습니다. 때론 과학적인 지식이나 수학적인 지식까지 동원됩니다.”
어린 초등학생들을 대할 때 마음자세란다.
한씨는 철저하게 독학으로 마술을 습득했다. 초등학교 때 요요대회에 참석, 입상하면서 마술에 관심을 갖게 됐고, 고등학교 때 피자전문점에서 이벤트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전업마술가가 되기로 작정했다. 비둘기 마술을 연습하기 위해 비둘기를 집에서 길렀고, 이 때문에 집에서 구박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술을 하다보면 상대의 ‘트릭’이 눈에 읽힌다는 것이다. 지난 해 세계적인 마술가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공연을 직접 보면서 트릭을 보게 된 후,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고 한다.
한씨는 사람을 자르거나 사라지게 하는 ‘일루전 매직’을 구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마술사다. 일루전 매직은 마술에서 난이도가 높을뿐더러, 도구도 비싸기 때문에 마술계에서는 난코스다. 마술가 이은결씨가 사용하는 도구는 하나에 4천만원 가량 나간다고 한다.
한씨는 대학에서 기계설계를 전공했고, 디자인을 부전공한 덕분에 마술도구를 손수 디자인하거나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됐다.
마술을 통해 인천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싶냐는 질문에, 한씨는 “인천의 모든 지역이 문화로 충만했으면 좋겠다”며 “지역특색이 점차 사라지면서 인천이 획일화되고 있는 느낌”이라고 답했다.
마술을 단순히 신기하다고만 느끼기보다, 감동이나 메시지까지 전달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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