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창 화백의 작품중 ‘태양을 삼킨 새’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미술적인 견지보다는 타이틀이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새는 예술가, 은 나 자신일 수 있죠. 태양은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로 의미를 풀수 있어요.
작은 새가 거대한 태양을 삼킨다는 데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스페인 문학을 전공하는 문인에게 대본을 의뢰했는데 결과가 3년만에 나왔습니다. 몸짓 언어로 다시 만들어 낸 것이 창작춤 ‘새, 태양을 삼키다’입니다.”

이은주 인천전문대 교수가 2004년 서울 무대에서 선보인 작품은 그렇게 탄생했다.

인천무대에 다시 올리는 데 그후 2년이 흘렀다.

이은주 무용단 레퍼토리 공연으로 27일 오후 7시30분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에 춤을 풀어놓는다.

“안무자마다 고유의 색깔이 있습니다. 역으로 풀자면 바꾸려 의도해도 같은 맥락이라는 겁니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지요. 해서 이 작품은 이전의 춤들과 달리 가보자는 시도로 만들었습니다.”

안무자는 무용예술을 하는 스스로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철이나 납을 금으로 만드는 연금술사야말로 만물과 통하는 우주의 언어 ‘궁극의 하나’에 이르는 길을 찾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그가 연금술을 통해 신화를 찾고 살아가듯, 무용가도 자신이 도달하고 싶은 세계에 이르고자 한다.

여기서 무용적 자아를 ‘새’로 규정했다. 결국 새(무용적 자아)가 우주로 비상해 태양을 삼킬때 생명력을 얻는 것이라고 논리를 이어간다.

“새는 생명입니다. 곧 나이기도 하죠. 왜 태어나고 살며 또 죽는가, 나는 무엇인가 화두를 던졌습니다. 그렇다고 죽음의 진부함을 담으려하지는 않았습니다. 살아가는 길 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집중했어요. 감성과 이성을 2인무로 표현했습니다. 성을 리얼하게 풀면 역겹고, 상징적으로 다가가다면 뜬구름 잡는 식이 되죠. 이은주표로 풀었습니다.”

발동작에 신경을 썼다고 말한다. 기존 전통춤에서 손으로 표현하는 북가락을 발동작으로 전환했다.

“우리 무용에는 상대적으로 발동작이 적어요. 이 부분을 확장하고자 했습니다.” 40분동안 이어간다.

한 작품을 더 만날 수 있다. 2003년 ‘현대 춤작가 12인전’에 출품했던 ‘진달래 꽃비’가 이날 무대를 연다.
다분히 여성스럽다. 이은주 1인무로 푼다.
☎(032)760-8859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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