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인 마헬리 나. 그녀의 한국식 이름은 ‘나 마헬리’다. 100년전 멕시코 이주노동자로 가 농장에서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하며 번 돈을 독립자금으로 보냈던 애니깽의 후손. 그 슬픈 역사의 4대 후손인 마헬리(22)씨의 성은 바로 ‘나’씨다.

“한국이 좋아요. 얘기 많이 들었어요. 아…, 아직 한국말 못하는데…. 한국에서 공부해서, 무역학 공부해서 두 나라, 이어주고 싶어요.”

마헬리씨는 아직은 서투른 한국말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애니깽의 후손이어서, 한국의 피가 흘러서일까.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멕시코 유카탄 무지개 장학재단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한국어 공부를 하며 한국에 대한 꿈을 키웠다.

멕시코 노동이민자인 애니깽 후손들의 인천대학교 입학이 지난 2007년부터 추진돼 2년여만에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그 첫번째로 마헬리씨가 오는 11월 특례전형을 통해 인천대에 입학할 예정이다. 마헬리씨는 100년만에 아픈 역사의 상징으로, 그 상징을 인천이 안았다는 상징성이 있다.

그들은 인천사람들은 아니었지만 인천에서 첫 이민의 역사가 시작됐다는 역사적 의미를 오직 인천만이 기억해주었다는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마헬리씨의 인천대 입학은 그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현재 멕시코에는 4만여명의 이민자 후손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인 이민자의 4대 후손인 나씨는 고국 대학 유학의 꿈을 키워왔다.

이 소식을 들은 인천시의회 이명숙 의원과 인천대 안경수 총장, 기업은행, 신일교회 등은 나씨가 인천에 돌아와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다.

마헬리 나씨는 오는 11월 무역학과 특례입학전형을 앞두고 인천대 어학원에서 한국어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유카탄 무지개 장학재단은 지난 3일 인천대 회의실에서 안경수 총장과 신일교회 이광성 목사, 이명숙 시의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인천대는 나씨에 이어 멕시코 한인 후손들의 지속적인 입학을 검토키로 했다.

“인천, 좋아요. 친구들도 많고 도와주는 사람도 많아요. 어서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무역을 공부해서 양 나라의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아직은 서툰 한국어로 말하고 있지만 언젠가 인천과 멕시코, 대한민국과 멕시코 간의 연결다리가 되고 싶다는 마헬리 나씨의 피 속에는 분명 애니깽, 우리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라다솜기자 radasom@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