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계도시축전이 열리기 전인 지난해 7월이었다. 공병석(48) 인천지방경비협회장은 도시축전장 경비업체로 인천에 주소를 둔 협회 회원사로 선정해 줄 것을 간청했다. 도시축전 경비업체로 선정될 경우 회원사 직원들을 교차로에 세워 교통을 정리하고, 축전장까지 안내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인천시는 인천지방경비협회 소속사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대신 도시축전행사를 맡은 서울 업체들에 경비를 맡겼다.

공 회장은 특수경비 용역을 쓰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행태를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박상은 국회의원을 통해 “인천에 있는 인천공항공사가 특수경비 용역을 모두 서울업체에 맡겨도 되느냐?”고 따지려고 했으나 그것도 녹록치 않았다. 박 의원의 질의가 없었던 탓이다. 인천의 특수경비 업체 4군데를 컨소시엄으로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으나 거절당했다. 연간 매출액이 입찰참가 기준에 못미친다는 이유이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 개항이래 8년동안 줄곧 특수경비를 서울업체에 맡겨오고 있다.

“주소를 인천에 두고있는 경비업체는 120군데에, 직원만 해도 1만2천명에 달합니다. 그런데 지역에선 신경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현금 호송을 뺀 사설·특수·신변보호·호송·기계 등의 경비를 인천업체가 모두 맡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공 회장은 인천의 경비시장은 연간 3천억원 규모로 보고있다. 그러나 인천 업체들이 점유하고 있는 시장은 1천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그는 추산하고 있다. 무인경비로 통하는 ‘기계경비’만해도 그렇다. 기계경비를 하고 있는 인천의 4개업체 점유율은 10%안팎이다. 90%정도를 대기업이 운영하는 시큐리티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보유 장비나 인력을 볼때 유명 브랜드 업체에 뒤지지 않는데도 인천업체는 외면받고 있습니다.” 공 회장은 아파트와 빌딩 등의 시설경비의 점유율도 40%를 넘지 않는다고 말한다. 100군데의 시설경비업체가 인천에 있는데도 말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경찰서의 경비를 사설 경비업체에서 맡고 있습니다. 서비스의 질이 높은데가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것이 크기 때문입니다.”

공 회장은 잘하면 올해 안에 교통유도경비가 새롭게 생길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도로나 건설공사로 교통혼잡을 풀고, 차량을 안전하게 유도하는 경비를 민간업체에서 맡는 것을 말한다. 그는 반문한다. “교통유도 경비가 생긴 그때도 외지 경비업체를 쓸거냐고….”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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