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전국연극제 출전에 앞서 인천 대표작으로 뽑힌 극단 십년후의 ‘사슴아 사슴아’가 인천시민들을 초대, 시연회를 연다.

지역의 관심과 격려를 얻으려는 출정식인 셈이다. 연극협회 인천시지회가 자리를 폈다.

“문화계에서 전국연극제하면 전국체전에 버금가는 행사입니다. 매년 체전 선수단이 결성되면 시장을 포함해 지역인사들이 모여 출정식을 하고 사기를 높여주지 않습니까. 문화예술인 입장에서는 부러운 일이죠. 전국연극제 시연회를 마련해 준 것은 출전팀으로서 아주 힘 나는 일입니다.” 최원영 극단 ‘십년후’ 대표가 반기는 마음을 전한다.

한가지 의미가 더 있다. 기업 메세나 차원에서 지역연고 업체들이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사실 인천 대표팀으로 선정이 된다는 것이 맘놓고 영광스러울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전국연극제 규모에 맞춰 작품을 더하고 다듬고, 막상 대회를 치르기 위해 출장을 다녀오려면 지원금격인 시상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재정적 부담은 극단이 고스란히 떠맡아야 할 짐인 셈이다.

“메세나 차원의 도움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기업이 문화예술 창작 지원에 나선다면 의미있지요. 올해는 기업은행과 대한건설협회 인천시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인천시회가 협찬자로 나섰습니다.”

최 대표는 시연회에서 연극협회 차원에서 감사의 말을 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수상에 대한 욕심도 많다. 지난해에 이어 인천대표팀으로 연속 도전장을 내는 십년후다.

작년의 경우 뮤지컬 ‘박달나무 정원’으로 승부수를 걸었으나 작품완성도와 관객 호응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상을 거머쥐지 못했다.

“뮤지컬이라는 것이 문제였어요. 정통극만을 고집해오던 전국연극제이다보니 뮤지컬에 대해 다분히 배타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정통극으로 갔다. ‘사슴아 사슴아’는 비운의 왕 고려 목종을 그린 사극이다.

“2001년 초연 당시에는 지루하지 않게 만들려는 데 초점을 두었습니다만 이번엔 전국 경연에 맞춰 규모를 키우고 주제의 명확성을 많이 집어 넣었습니다. ” 송용일 연출가의 변이다.

대사위주의 사극을 거부하고 대신 시각적인 면에 치중했다.

“관객을 앉혀 놓고 역사공부를 시킬 순 없죠. 목종 자체 연대기를 다루는 것은 더 이상 의미없는 일입니다. 관객이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도록 만들고자 했습니다. 꼭 수상해야죠.”

시연회를 계기로 인천연극계와 시민, 기업의 관심이 모아졌으면 한다고 연출가는 바람을 전한다.

16·17일 오후 3시·7시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으로 초대한다.
전국연극제는 올해로 24회를 맞았다. 15개 시·도 대표팀이 10일부터 29일까지 기량을 겨룬다.
인천공연은 20일에 올려진다. ☎(032)514-2050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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