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제철화학의 폐석회 처리방식은 ‘눈 가리고 아옹 식’과 ‘시간 때우기 식’의 전형적인 구태를 고집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동양제철화학이 구상하고 있는 땅속 폐석회 처리 대상은 용현·학익 도시개발지구안의 터파기 지역만을 염두해 두고 있다. 땅속 폐석회가 문제가 되는 곳은 삽을 뜰 14만1천여평에 묻힌 115만6천㎥다.

공원과 녹지, 주차장, 도로, 학교 등 공공시설이 들어설 8만3천평(폐석회 매립량 68만3천㎥)은 터파기를 하지 않아 문제될 게 없다는 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동양제철화학의 이 같은 계산법이 오산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철도공사와 도로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수인선 복선전철과 인천대교 등의 공사구간(1만1천평)에서 이미 6만3천㎥의 땅속 폐석회가 나왔기 때문이다.

공공시설이 들어설 땅을 터파기 하지 않는 것은 동양제철화학이 처리대상 폐석회의 양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눈속임일 뿐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함수비 148%를 90%로 줄여 처리대상 전체 땅속 폐석회량을 234만4천㎥(터파기 대상지역 146만6천㎥)에서 183만9천㎥(터파기 대상지역 115만6천㎥)로 줄인 것도 같은 맥락일 수 있다.

이는 전체 땅속 폐석회(183만9천㎥)까지 처리대상에 포함했다가는 실시설계 승인까지 마친 유수지 매립 자체도 무산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이 정한 매립용량을 넘어서기 때문.

동양제철화학이 ‘꼼수’를 들고 나온 것이 터파기 대상지역만 국한한 땅속 폐석회였다.

동양제철화학은 터파기 대상지역에서 나오는 폐석회 절반을 유수지에 매립하고, 나머지는 외부에 반출해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 구상이 과연 지켜질지 의문이다.

2003년 4월 ‘폐석회 적정처리를 위한 시민위원회’는 폐석회 최종 처리 안을 내놓으면서 서구 오류동 채석장 부지에 폐석회를 재활용하는 안을 제시했고 동양제철화학도 수긍했다.

그러나 이 처리 안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송도신도시 등 관이 진행하는 부지조성 공사에도 폐석회를 재활용하지 않는 마당에 민간이 운영하는 건설폐기물 처리장인 오류 채석장의 사업주가 말을 들을 리 없었다.

게다가 폐석회를 재활용하기 위해선 처리비와 운송비 등이 시장가에 어느 정도 접근해야 가능한 일이나 동양제철화학이 처리비용을 워낙 낮게 잡는 바람에 폐석회를 치우려는 이들이 손사래를 쳤다.

터파기 대상지역의 땅속 폐석회 50%의 외부반출 계획을 믿을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그 동안 동양제철화학이 보여준 행태다.

폐석회 재활용 논의가 본격화된 2001년 4월부터 2003년 9월까지 동양제철화학은 공장을 가동하면서 모두 19만2천여t의 폐석회를 배출했다. 하지만 재활용 등으로 외부에 반출, 처리한 폐석회는 25.6%인 4만9천여t에 불과했다.

그나마 폐석회 처리 협약서가 나온 2004년 1월 이후부터는 단 1t도 외부반출을 하지 않았다.

결국 폐석회 적치로 과태료를 물망정 t당 5만5천원씩 돈을 쓰면서 폐석회를 치우지 않겠다는 게 동양제철화학의 생각이다.

동양제철화학은 폐기물 보관기관 초과로 6년 전부터 1년에 두 차례씩 1천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11차례 과태료를 물었다.
박정환·송효창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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