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운동선수 출신이다보니 알아서 챙겨주고 싶어도 여건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 자주 마음이 아프죠”

시체육회가 관리하고 있는 문학가설훈련장은 지난 2008년 9월 당시 숭의동에 위치해 있던 체육회관이 도심재생사업으로 헐리게 되면서 대체연습장으로 마련한 곳이다. 이달로 개관한지 정확히 16개월째다.

당시 촉박한 공기로 인한 부실시공이라는 지적과 함께 가맹경기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설계 등으로 후속조치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선수들은 떠밀리듯 입주해 적응해야 했고 이제는 외형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3월부터 인천시체육회 가설경기장 관리담당을 맞게 된 최민호(41)씨 역시 이곳의 선수들처럼 처음엔 어색하게 가설훈련장 관리업무를 맡게 됐다.

인천전문대 럭비선수를 거쳐 지난 1993년 88올림픽생활기념관에 입사한 후 몇해 전부터 시체육회 시설관리사업소 소속으로 일해오면서 ‘노조위원장’ 등을 거친 그의 이력 만큼이나 눈총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문학가설훈련장을 찾으면 항상 공구를 손에 든 최씨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일단 이 업무가 적성에 맞는 것 같기도 하구요.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며 무언가 해줄 수 있다는 점도 큰 위안이 됩니다.”

문학가설훈련장을 이용하는 선수들은 8개종목 200여명. 이중 씨름과 배드민턴을 제외한 6개종목 선수들은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훈련을 하다시피 한다.

이러다보니 눈이나 비라도 많이 내리는 날이면 새벽 출근은 당연지사다. 지난 4일 인천지역에 37년만의 폭설이 내린날도 아침 6시부터 훈련장을 찾아 사흘내내 눈을 치워댔다.

“처음엔 시설을 보수할 부분이 많은데다 화장실 갈때마다 주유소 휴지를 들고다니는 선수들 모습을 보고 안스러워 보였어요. 그나마 지난해 많은 부분을 고치고 선수들 불편한 점도 보완해 가면서 어느 정도 해결 됐다고 생각합니다.”

레슬링, 유도, 복싱 등 애초부터 연습공간이 비좁은 문제야 어찌 할 수없는 문제지만 나머지 문제에 대해서는 꼼꼼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게 최씨의 설명이다.

그나마 그동안 2교대로 골머리를 앓았던 보안문제도 오는 3월부터 경비직을 1명 충원해 3교대가 가능해 질 전망이다.

“모두 동생 같은 선수들이지만 화장실이나 개인사물함 등 훈련장 시설을 개인소유라고 생각하고 소중하게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최씨는 경인년 새해 가설훈련장을 이용하는 모든 선수들이 노력한 만큼 한명도 빠짐없이 1등의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덕담을 남겼다. 이원구기자 jjlw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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