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 박정의(43)씨가 22일부터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인천시립극단의 가족극 ‘헨젤과 그레텔’의 객원연출을 맡게 됐다.

대학로에서 ‘기차’, ‘선녀와 나무꾼’ 등으로 호평받으며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극단 초인 대표다. 연극에 필요한 인문학적 소양을 쌓기 위해 동국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지난 1997년 ‘게르니카’로 데뷔했다. 최근에는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등에서 열리는 연극제에 초청돼 해외활동도 활발하다.

그가 이번에 객원연출을 맡게 된 데에는 이종훈 극단 예술감독의 신뢰가 뒷받침됐다. 이 감독은 박 연출가에 대해 “동화적 기법을 이용,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연출가”라며 “어린이들의 맑고 순수한 영혼을 달래주는데 그만한 수장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능한 연출가라 할지라도 그 역시 극단에 속한 배우의 성향, 특징, 시스템, 작업스타일을 익히는데 며칠의 시간이 필요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작품세계를 100% 반영하기에는 준비기간이 짧아 극단의 색깔과 합일점을 찾아야 했다.

그러나 극단이 타 시·도립극단과 달리 창작이나 발상이 독창적이고 신선함과 생기를 유지하고 있어 마음에 들었다. 또 새로운 연출방법에 거부감없이 잘 따라와 준 단원의 열린 생각도 고마웠다.

박 연출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철학적이고 암담한 현실소재보다는 인간의 감성을 보듬어 줄 한편의 ‘동화’를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원작이 갖고 있는 ‘권선징악’의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기보다 현실에 맞게 재구성, 기존에 알려진 ‘헨젤과 그레텔’과 조금 다른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배우의 신체를 중요 표현수단으로 생각해 배우들의 움직임에도 신경 쓰고 나름의 메시지도 넣었다.

“8주 동안 인천과 서울을 오가며 작업했어요. 짧은 연습기간이 아쉽지만 좋은 작품을 위해 모두 다 노력한 만큼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겁니다.”

그는 ‘박정의’만의 ‘헨젤과 그레텔’이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되길 기대하며 연습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미경기자 mkchoi333@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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