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지역 기업의 타 지역 이전을 놓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산업도시 인천이라는 명성은 점차 퇴색될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인천은 여전히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기술도시 인천을 이어가려는 기업들이 많이 있다.

이들 기업은 묵묵히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인천과 한국의 미래 경제를 책임질 채비를 하고 있다.

2010년 한 해, 인천과 한국을 빛내고 있는 지역 기업들을 만나보고 인천의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본다. 이제 우리가 지켜줘야 할 자산인 지역 기업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작지만 독보적인 기술로 승부를 내고 있는 중소기업이 있다.

인천의 한 기업이지만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실력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에이스웨이브텍㈜(인천시 연수구 송도동)는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분야지만 고주파 기술을 활용한 정보 통신 부품 및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무선통신계측기를 개발하면서 세계 유명 기업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에이스웨이브텍이 무한한 가능성을 보유한 기업으로 인정받은 것은 바로 탄탄한 기술력이다.

지난 2002년 설립 이후 초창기에는 정보통신 부품을 만들어 납품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남들과 다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부품으로 도약의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

결국 무선통신 부품과 신호 간에 발생하는 ‘상호변조왜곡(IMD)’ 측정 장비 개발에 성공,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국내에서도 공로를 인정받아 많은 상을 휩쓸었을 정도다.

이 회사가 국산화한 ‘이중대역 PIMD 측정장비’는 이동통신 시스템의 광대역화에 따른 신호간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통화나 영상의 품질 저하를 일으키는 원인을 해결해 주는 기계다.

전 세계적으로 무선통신 중계기가 500만개 정도지만 미국의 한 회사가 관련 시장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사실 에이스웨이브텍은 독일에 이어 세번째로 뒤늦게 출발한 회사인 셈이다.

하지만 미국 제품에 비해 가격은 상당히 저렴하면서 성능이 좋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해외진출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해외 전시회에 참가할 때 마다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 데다가 현장에서 수출계약까지 이뤄내면서 주목 받고 있다.

급기야 올해에는 미국의 대형 위성통신업체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서게 됐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한 주정부에서는 에이스웨이텍을 자기 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기술력에 힘입어 매출 역시 올해에는 작년 대비 70%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느 업종보다 기술 경쟁이 치열한 것이 바로 정보통신 분야.

에이스웨이브텍은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개발 전쟁에 끊임없이 대비하고 있다.

연구개발 비용은 전체 매출 대비 30%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전체 직원 29명 가운데 연구소 직원은 26명에 달할 정도다.

요즘 이 회사는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차세대 건강관리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일반 가정이나 요양원 등 어디에서나 설치가 가능한 제품으로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걸음걸이와 심박수 등을 파악하는 일종의 가전제품이다. 관찰 대상자에 대한 신체 정보를 축적해 놨다가 이상 움직임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신호를 외부로 보내 위험을 알리는 장치다.

이 제품은 올 7월에 성능시험을 거치게 된다. 늦어도 2013년부터는 일반 가정용 차세대 생활건강 관리시스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 에이스웨이브텍은 특정분야에서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작은 기업이지만 불가능 없다

문원규 대표 인터뷰

‘이제 부터가 시작이다.’

에이스웨이브텍㈜ 문원규(48) 대표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이런 저런 해외 전시회를 찾아다니고 각종 기술 활용 세미나 등에 참석하면서 아이디어 개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부품회사로 출발했지만 제품 개발에 성공하면서 회사가 명성을 얻은 만큼 지속적으로 기술 동향을 파악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성능이 우수한 부품을 개발해 납품하고 보니 기존 생산 부품을 조립해 제품을 생산하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상호변조왜곡(IMD)’ 측정 장비가 탄생했죠. 처음 미국의 한 독점 회사 보다 더 좋은 성능의 제품을 개발하자고 직원들에게 제안했을 때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죠. 그렇지만 불가능은 없었습니다. 업그레이드 된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내놨으니까요.”

문 대표는 현재 세계적으로 기술개발 경쟁은 그야말로 전쟁을 연상시킬 정도로 대단하다고 전한다. 독보적인 기술 하나가 기업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우수한 기술을 개발할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닙니다. 작은 기업이라 할지라도 대기업이 상상도 하지 못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중소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기술개발에 매진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지요.”

회사 매출이 늘어날수록 연구개발 비중을 더욱 높일 계획이라는 그는 기술 개발에 목숨을 걸었다.

“국내 그리고 인천의 작은 기업이라 할지라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경우가 많습니다. 에이스웨이브텍도 바로 그런 기업으로 성장할 겁니다. IT융합 기술에 선두주자가 될 그날을 기대해 주십시오.”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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