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는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진주를 갈아마셨단다.

그녀가 정말로 ‘갈아 만든 진주’ 용액을 마셨는지는 알 수 없으나 상식적으로 볼 때 그다지 효과가 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소화불량에 시달리지 않았을까?

그러나 ‘갈아 만든 진주’ 따위가 없더라도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는 것들이 있다.

가령 예술이 그렇다.

이들에게 있어 젊음과 새로움은 단순 필요조건에 머무는 게 아니라 어쩌면 본질적인 그 무엇이다.

끊임없이 새로워지지 않으면 예술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예술가나 작가의 나이는 중요치 않다.

그가 얼마나 치열한 노력으로 자기 자신을 갱신해내는가 만이 예술적 젊음을 판별하는 기준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인천의 문화예술 나이는 몇 살쯤이나 되었을까?

혹여 손써볼 겨를도 없이 이미 쇠퇴기로 접어들기나 한 건 아닐까?

꼭 집어 몇 살이라고 답할 수야 없겠지만 인천 문화예술이 아직 젊고 싱싱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만큼 많은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는 뜻이다.

인천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대한 시민사회의 바람이 문화재단 설립이라는 결실로 맺어진 것은 그 명확한 증거다.

작지만 신선한 시도들이 도처에서 시민들과 접촉중이고 재단은 그 사이 매개역할에 매진중이다.

젊고 유능한 예술가들이 인천으로 와서 발언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문화재단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 문화예술 활동을 선택, 집중 지원하는 ‘특별공모지원사업’은 올해 첫 시동을 건 새 지원책이다.

새로운 문화동력이 될 젊은 예술인을 발굴 지원하고 신진작가의 첫 창작집 발간도 돕는다.

곧 윤곽을 드러낼 ‘공공미술 프로젝트 지원사업’도 그 일환이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이 어느 고매한 작가의 창작실에만 숨어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걷는 거리, 머무는 장소 등 일상 곳곳에 함께한다는 인식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문화재단의 ‘특별공모지원사업’은 지역 문화예술의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을 자처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사업이 클레오파트라의 ‘갈아 만든 진주’처럼 지나치게 인위적인 방책이 되어 지역 문화예술계를 소화불량 상태로 만들어서는 큰일이다. 해법은 하나다.

잠재적 독자와 청중인 인천시민들, 그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려는 노력이다. 함께할수록 자정능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문화재단 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인 모두의 과제다. 1%씩만 더 젊어지자. 문화도시 인천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설 것이다. 강경석 인천문화재단 문화네트워크팀 netka@if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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